최근 모 대학교에서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반 강제적인 모금행위를 해 그 대학 총학생회 측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는 사실을 대학 인터넷 신문을 보고 알았다. 이 대학에서는 이번 기금 모금 활동을 통해 10억원 이상을 모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모금액 2억여원보다 무려 5배나 늘었다고 한다.

  단지, 학교 기금 모금 사례인데 나는 왜 ‘기여입학제’가 생각났을까. 실제로 이 대학에서는 기여입학제 공론화 하자고 말했었다. 이번 모금 기부자들에게는 도서대출, 의료혜택 등 교육ㆍ명예ㆍ의료 분야의 혜택을 기여금액에 상응하도록 단계별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보다 일부에서 제기한 학점혜택이 학교측에서는 절대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런 의혹이 제기된 것만 보아도 나는 맘이 편치 않다. 졸업장을 사는 기여입학제와 학점을 사는 기부금과 무엇이 다를까.

  교육이 학문을 배우면서 건전한 시민을 육성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과외 없이 명문대에 합격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하니 입시의 결과가 상당 부분 부모의 재력에 의해 좌우된다. 이제는 이 재력에 의해 졸업장을 살 수 있는 시대를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때나마 우리나라는 가난하지만 머리 하나 잘 타고나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 교육을 통해 사회에 성공하기는 그른 것이다. 교육이 돈을 막는 힘이 아니라 돈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 바로, 기여입학제라는 말이 그 현실인 것이다.

  지난 6일에는 WTO교육개방 반대투쟁의 국제연대를 위한 국제교육포럼이 열렸다. 이제 교육마저 시장 논리의 상품으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시장이 개방 되었을 경우 국가의 교육재정은 더욱더 위축되고 대학은 스스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이 재정을 모으는 과정에서 기여입학제와 같은 형식의 입학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로써 교육의 공익적 사명은 손상될 것이다.

  이번 달 31일 우리나라는 서비스 분야 개방계획서(양허안)를 제출해야 한다. 자발적 자유화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위기 앞에 윤덕홍 신임 교육부 총리가 바른 판단을 하기를 바랄 뿐이다.

  아직까지도 우리학교 플래카드가 눈에 선하고 학생들은 교육개방 반대와 등록금 인상 투쟁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내 귓가를 스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가 단지 외침이 아닌 현실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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