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ㆍ도서관 관련 공약 공통

  제27대 총학생회 정ㆍ부학생회장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어느곳에서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운동원을 볼 수 있다. 한 후보를 나타내는 일률적인 옷을 입고 손에는 공약집을 들고 일일이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나눠주곤 한다. 다수의 학생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단지 학연, 동문 등의 이유에서만은 아닐게다. 그 후보가 내세우는 사상성 내지는 가치관이 어느정도 자신의 그것과 일치하기 때문인 것이다.
  오는 3일에 실시된 우리학교 총학생회 정ㆍ부회장 선거에는 총 3팀의 후보가 등록했다. 나름대로 추구하는 정치성이나 사상성이 있게 마련이다. 실제로 상당부분 차이가 있으며 공약 또한 어느정도 일치는 하되 각 팀의 정책에 맞는 공약이 눈에 띈다. 그럼, 각 팀의 주된 정책 및 주요공약을 알아 보자.

네트워크 학생회 건설
  기호 1번 ‘행동지성’ 김치환(해양ㆍ3), 김정진(건축공ㆍ4) 선거운동본부는 ‘네트워크’ 학생회를 말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네트워크’란 ‘연결하여 망상으로 조직하다, 개인적인 접촉ㆍ교섭을 하다’란 뜻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네트워크란 무엇일까. 행동지성측은 학생사회의 다채로운 흐름들을 진보의 그물망으로 촘촘히 조직화하는 학생회상을 ‘네트워크 학생회’라고 말한다. 급변하는 사회속에서 환경, 성, 정보, 문화, 학술, 지역등의 영역에 주목해야 하는데 이러한 영역들을 기존 총학생회의 과학생회-단대학생회-총학생회라는 직선적인 학생회 체계로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6일 농과대 중정원에서의 첫 선거 유세를 보면 행동지성측이 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행동지성은 “한총련은 변화와 혁신, 복고에의 향수와 안주 사이에 몸부리치고 있다.”면서 “모든 문제는 분단 때문이며 해결책은 오직 통일이라고 보는 한총련식의 정치투쟁 방향과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 학생운동은 학원 사회, 대학인의 진보화, 정치화를 활동 목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정치성 안에서 행동지성측은 문화 르네상스, 정보 르네상스, 취업 르네상스 및 도서관, 기숙사 등으로 공약을 세웠는데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 르네상스’를 위해 △노천극장에서 월 1회 야외 영화제 실시 △문원강당에서의 TJB일요특강 상설화 △학생 자치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 백서 출간. 둘째, 정보 르네상스를 향한 △학내 PC통신망 개설 △학내 LAN망의 사용 확대 셋째, 학내 복지공약으로 △전통찻집을 민간출자로 건설 △유성, 수의대, 기초관까지 학내 버스 노선 확대 △불용액 20억원으로 과 학생회에 전화 설치. 넷째, 취업 르네상스를 위해 △국가고시 및 공무원 시험 강좌 개설(학내 교수님께 특강 의뢰). 다섯째, 도서관 개선을 위해 △냉ㆍ난방 철저 △도서관 엘레베이터 1층과 5층 만이라도 운영 △자료 열람실을 밤 9시까지 연장 등이다.

96년, 충대인의 희망찾기
  기호 2번 ‘희망찾기’ 이현기(전자공ㆍ4), 정석진(농기계ㆍ4) 선거운동본부는 ‘1996년 충대인의 희망찾기’를 주요 모토로 자유인의 결사체를 향한 일하는 사람들이 당당한 세상을 대학, 대학인들이 희망으로 만들어 가야 함을 말하고 있다. 즉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밀쳐내야 나의 자리가 탄탄해 진다는 세상에서 거시적 지향과 자본의 질서에 대한 명확한 폐절의 의지, 노동의 시각에 선 사회혁명의 전망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희망찾기측의 ‘또 하나의 혁명! 녹색사회를 향한 행동을 촉구하며! 환경위원회 건설’은 특이한 공약 중 하나이다. 그들은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핵발전소에 이은 핵폐기장 건설, 파렴치한 해양 오염의 방치 등 국가와 독점자본이 하는 환경 파괴가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푸르른 변혁을 위한 붉은 몸짓, 그 녹색행동 속으로 대학인들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희망찾기측은 충대 혁신과제로 총 6개의 공약을 제기하였다.
  첫째, 학사행정에 학생 참여 보장을 위해 △학부제에 대한 정보 공개 및 학부제 대책위원회(가칭)건설 △학부제 진행에 관한 공청회 △등록금 책정위원회(가칭) 건설. 둘째, 녹색사회를 향한 녹색혁명으로 △체르노빌 핵 누출 10주년 기념행사 △환경활동과 함께 방중 환경기행 활동전개 △반핵 운동 전개. 셋째, 자치 공간 및 자치활동 지원을 위한 △과 학생회 자치 공간 확보 △과 학생회 전화기 설치. 넷째, 대학 문화 혁신을 위해 △주제가 있는 영화제 개최 △격주마다 길거리 문화제 개최 △새동네 문화 특구 제정 사업 △성정치 문화제. 다섯째. 참여와 자치로 열린 학생회 만들기를 향한 △의견 개진 운동전개 △이동 학생회 설치 △과학생회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행사시 학교 버스 이용, 교양 자료집 발간) △총학생회 인권복지부 강화로 인한 복지문제 해결, 여섯째, 정보통신의 공유를 위한 △컴퓨터 교양강좌 실시 △총학생회 BBS망 구축을 통한 의견 개진 운동 △취업정보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통한 취업정보 등이다.

청년아, 세기를 주도하라
  기호 3번 ‘청년 공동체’ 송승의 (농학ㆍ4), 이억수(심리ㆍ4) 선거운동 본부는 ‘청년아! 민중이 승리하는 자주의 21세기, 민족의 희망으로 새세기를 주도하라’란 모토로 ‘자주적’ 학생회 건설을 말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자주적 학생회란 학원의 주인ㆍ주체로 학생을 중심으로 사람사랑의 공동체, 넓게는 민족사랑의 공동체를 이뤄내는 것을 말한다. 또한 청년공동체 측은 4.11 총선 대비, 노동자 학생연대, 조국통일 등 세가지를 청년학생들이 앞장서서 이뤄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중 조국통일 실현은 구호가 아닌 현실로 인식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을사보호조약 이후 최대의 불평등 조약ㆍ한미행정협정개정,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운동 전개(2002년 월드컵 남북공동개최 운동 전개, 북한 큰물피해 돕기 사업 전개), 국가보안법 철폐운동 전개를 주장하고 있다.
  기호 3번은 2개의 특별공약을 세웠는데 첫째, 학원자주화 추진 위원회를 자주교육ㆍ교육재정ㆍ교육환경 분과 등으로 강화시켜 교과과정, 학부제 관련 연구, 교육재정 확보 방안 연구 및 소비조합의 민주ㆍ공개적 운영 등을 마련. 둘째, 민족충대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학생위원회를 구성해 학생참여의 공간을 넓혀가겠다고 말한다.
  또한 청년공동체 측은 특별공약 외에 크게 세가지 공약을 세웠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 공약으로 △건물내 금연운동 전개 △쓰레기 분리수거 실시 △빈 깡통에 담배재 털지 말기. 둘째, 생활복지 공약으로 △학생회관 로비의 조명시설 및 전시시설 보완 △도서관 열람실, 각 단대건물, 식당 등에 정수기 설치 △식당 노후탁자와 의자 교체 △각 단대 과제 도서실에 이중창 설치 △LAN망 확충 △4월말 예정인 도서관 증축 공사중 소음 방지 대책 마련 △학내 교통문화 개선(한달에 한번 차없는 날 지정, 주차장의 번호를 지워 고정석화 방지 등). 셋째, 문화기획으로 △고 윤재영, 오원진 열사 기념 음악회 △거리문화제 △매월 둘째, 네째주 자주강좌 실시 등이다.

정보ㆍ도서관 관련 공약 우세
  지금까지 각 후보측의 정책 및 공약을 살펴 보았는데 여기서 주목할만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후보가 정치성 공약이 대부분이던 예전에 비해 21세기를 앞두고 정보화 시대를 대비해 컴퓨터를 이용한 공약과 도서관 관련 복지 공약을 세웠다는 점이다.
  내일 모레는 제27대 총학생회 정ㆍ부 학생회장 선거일이다. 무관심한 눈초리로 바라보거나 학연ㆍ지연 등에 의한 선거를 치러서는 안된다. 자신의 가치와 맞는 각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보고 1만 8천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대표를 심사숙고하여 뽑아야 할 것이다.
  혹 선거 관련 홍보 유인물을 읽지도 않은 채 가방안에 아무렇게나 구겨 넣지는 않았는지 다시한번 되돌아 보자.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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