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누워자는 버릇이 생겼어요”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작년 10월 ‘민족충대활동가 조직사건’에 연루되었던 장재열군은 구속되었던 때를 회상한다. 경제학과 89학번인 장군은 현재는 휴학하고 그 동안의 일을 정리하고 있다.
  휴학생으로 궁동에 있는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서점 일하는 것이 내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원래 책읽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2.6평의 공간에 9명의 사람이 있어서 갑갑하기는 했지만…”이라며 하는 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원래 성격이 여러 사람앞에서는 말을 별로 하지 않고 고집이 세다고 말했지만 겉모양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단정한 머리에 유순하게 보이는 얼굴표정. 그러나 “교도소 생활이 나한테는 맞는 것 같아요. 공부하려면 독방으로 가야 되었어야 하는데.” 라는 말속에서 어느 정도 성격을 건너 짚을 수 있지 않을까.
  작년에 사건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고 있을때의 심정은 상당히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를 받고 있을때 어머니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그때부터는 연행된 학우들과 학교에 남아 있던 후배들이 걱정되었다고 한다. “사건 이후로 어머니와 이해의 폭을 많이 좁혔어요. 아직도 너는 이런 일 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뉴스의 북한과 관련되는 내용을 보면서도 같이 대화를 나눌 정도니까요.”라고 말하며 다행스러움을 넌지시 얘기했다.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무엇보다도 생활을 추스릴 수 있어 좋다는 장군은 조급한 마음을 한동안 가졌었다고 한다. 교도소에서 나오면서 이것저것 많이 하려 했지만 이제 점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생활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장군은 후배들에 대한 고민도 멈추지 않았다. “뭐, 자주 이야기는 하지 못하지만 가끔 술자리에서 얘기해 보면 고민이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아요. 일들을 부딪쳐 보기전에, 그리고 다 겪어보지도 않고 성급히 판단을 내리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라고 말한다. 현재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은 올바른 사회진출의 상을 모범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친구나 후배들의 한마디에서부터 힘을 받는다고 한다.
  교도소 생활을 은근히 그리워(?)하는 그는 “교도소에서 자리가 좁아 모로 누워자기 시작한 것이 지금도 버릇이 되어버렸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깨끗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의 진지한 삶을 기대해 본다.

이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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