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뜻, 가슴으로 투쟁하라

  제4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의장 정명기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범식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북대에서 열렸다.
  시민, 학생 등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출범식에서는 전대협, 한총련 10년의 학생운동 역사를 총화하고 앞으로 진로를 모색하는 한편 대선자금 공개, 광주군 투입 미국규탄, 5월 학살자 전원처벌 등의 기치를 세우고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지난 23일 전국에서 학생들이 오후 3시부터 모여들기 시작, ‘내일로 여는 시작의 노래’라는 기치아래 전주시민과 함께 하는 시민학생 열린마당이 열렸다. 곧이어 서총련 박병권 의장의 사회로 전야제가 열려 희망새 공연 등 문화공연을 중심으로 각지역 의장들이 한총련 출범식 성사를 위한 결의를 밝혔다.
  둘째날인 24일에는 노동, 농민, 학원자주, 노래운동, 문학 청년학생과 민중연대 등 13개의 다양한 내용으로 ‘96년 청년마당’이 개최됐다.
  지난해 출범식부터 진행된 행사로 단순히 강연뿐 아니라 결의대회, 문예공연도 같이 열렸다. 특히 이번 출범식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고 한총련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부문계열 행사가 강화됐다. 전동협, 교총련 제1기 출범식이 있었으며 여성, 전문대, 종교, 언론, 문학예술 계열의 행사가 과계열 한마당과 함께 치뤄졌다. 과계열 한마당의 경우 무산된 행사가 많아 아직까지 과 단위의 연대는 미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대협, 한총련 10년맞이 기념 심포지움이 김현준 한총련 2기 의장의 사회로 이인영<1기 전대협 의장>, 박영호<한청협 대외협력 위원장>, 김종원<한청협 정책위원장>, 임종석<3기 전대협 의장>, 정명기<4기 한총련 의장>군이 참석하여 학생운동 10년을 총화하고, 21세기를 준비하는 청년학생의 과제와 역할에 대해 토론을 가졌다.
  발제자로 참석한 한청협 김종원 정책위원장은 학생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학생운동 조직문제에 일면적 사고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며 “상황변화에 따라 정치사업과 교육사업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학우대중의 학생회의 실천사업에 주인답게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북대 곳곳에 선전거리를 마련, 읽을거리를 제공했으며 구정문 앞에서는 통일장터가 열려 풍물놀이, 떡치기, 통일혼례 등 민족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행사도 마련했다.
  한편 남북해외 청년학생 선언대회를 마치고 저녁 9시경부터 여는 마당을 시작으로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조국통일위원회, 한총련 본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참석한 내외인사로는 노수석군의 아버지, 이재호열사의 어머니 그리고 민가협상임위원장이 참석했고, 연대사에서 전국연합상임의장인 이창복씨는 “그동안 전대협은 자주, 민주, 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대장정의 역사를 이루어왔다. 지금 한총련은 백만학도가 자신의 조직으로 여기며 투쟁해온 조직이다. 현 김영삼정권은 국민이 선택한 여소야대정국을 무너뜨리고 있는 반민주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 라며 축사를 마쳤다.
  본 출범식에서 고 노수석군의 아버지 노봉구가 참석해 “그동안 아들의 죽음으로 괴로웠으나 오늘 백만학도의 결연한 의지를 보고 더 이상 슬퍼하지만은 않겠다. 백만학도와 함께 교육재정확보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쓰겠다.” 고 밝혀 출범식장의 엄숙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새벽 3시. 한총련 의장 옹립식이 진행되었다. 새내기 문예단의 인도로 배모양을 형상화한 차를 타고 의장이 무대로 들어섰다. 이 자리에서 정명기 의장은 “너의 조국이 나의 심장을 분노케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투쟁하는 조직으로 이끌어내지 못함을 죄스러워한다”며 각 지역총련 의장들은 혈서를 썼고 정명기 의장은 삭발을 했다.
  한총련 정명기 의장은 “노수석학우 등의 열사 정신을 계승하여 반민족적이고 반민중적인 김영삼정권 타도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히고 “전대협, 한총련 10년을 맞이하는 96년. 자주, 민주, 통일을 쟁취하기 위해 백만학도의 단결, 백만의 투쟁으로 승리의 역사를 창출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마지막날인 25일에는 ‘대선자금 공개와 5월 학살자 전원처벌, 교육재정확보’를 위한 한총련 산하 투쟁본부 발족식을 갖고 오후 1시부터 전주시내를 돌며 거리행진 및 시민학생 한마당을 개최했다.
  한편 출범식에 참가한 학생들은 5월 학살자 전원처벌과 미국규탄을 위해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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