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엮기 위한 ‘혁신’ 필요


  올해 한해 한총련 출범식 문화행사에서 보여진 노래 양식의 변화는 90년대 민중가요 보급의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하고, 후반기 청년학생운동에 맞는 노래를 모색해 볼 수 있는 고민의 활로를 마련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중 지난 4월 합법앨범을 발표한 서총련 노래단 ‘조국과 청춘’ 5집을 둘러싸고 그 양식의 변화에 대한의견이 분분한데, 이번 출범식 행사 가운데 치러진 ‘노래운동 희망찾기’라는 토론회는 진보적 노래운동을 예견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변화, 발전하는 노래문화를 우리는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에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마련코자 정리했다.
                                                                                                               -편집자주-


  ‘왜 지금 ‘록’을 이야기해야 하는가’라는 이은진<꽃다지ㆍ대표>씨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이번 토론회는 앞서 조국과 청춘의 변화가 논의의 주메뉴로 나섰기 때문이다. “‘록’의 저항성과 과격성이 투쟁방식에 한층 의기를 돋구워 줄 수 있다.”, “‘록’의 폭발적인 음으로 일단 껍데기를 깨고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제도권의 대열로 들어가 다를바 없는 ‘상업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라는 보편적인 인식속에 기존의 제도권 노래문화의 내용이나 형식을 강하게 거부해오던 민중가요 단체로서는 가히 ‘혁신’이라 할 만큼의 큰 변화였던 것이다.
  초기 음반 합법화 문제와 관련된 논쟁들을 보아오면서 이들을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던데 비해 의외로 대중들이 이러한 변화들을 건강성을 지니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관건이 된다.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작업에 들어간 조국과 청춘은 투쟁방식의 수단으로 인식되어졌던 노래들과 이전의 노래운동들이 차츰 관성화되고 이은진씨는 ‘최후의 창작자는 대중’이라고 언급했다.
  조재현<희망새 대표>씨는 이런 대중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가장 민족적인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더 나아가 우리민족에 맞는 내용적 자산을 가지고 동서양의 많은 음악과 우리의 또 하나인 북한음악을 연구하여 민중가요에 새롭고 우리것다운 옷을 입히는 것이 진보적인 음악운동이라 얘기한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조국과 청춘이 가진 조직적 위상을  창작과 연대를 통해 대중과 만나는 활동의 축이라고 얘기해오던 것만으로 대중성을 확보해 가면서 동시에 진보적인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이후 또 다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국과 청춘의 변화에 대한 주위의 우호적인 반응을 읽을 수 있다. 꽃다지의 경우는 장르를 택하는 문제에 있어 진보성은 엄연히 존재하며 그것은 음악장르 선택의 본격적인 고민을 요하는 과제들 속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희망새 대표 조재현씨는 “레코드 가게에 들어서서 대중가요 코너의 외진 구석에 있는 민중가요 음반을 애써 찾아야 하는 일이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한다며 두 번 다시 민중가요 음반을 사러 레코드 가게에 가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것은 오늘날의 민중가요가 주류문화에 합류하며 합법화되고 있는 현상에 부연설명하는 일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대중의 성향은 현재보다는 한층 새로운 음악, 새로운 공연양식 등을 요구하며 추구한다. 이것은 음악을 양식이라고 보고 가사를 내용이라고 규정지었을 때, 양식을 거뭐쥐고 있는 것은 대중이며, 그러한 양식의 변화를 내용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노래패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대중의 이해를 바라며 그들의 요구와 수준만을 따라 잡기에 급급해서는 안되며, 또한 대중과는 유리된채 대중으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해서도 안되는 노래패들이 풀어야할 숙제이다.
  따라서 노래패의 과도기적 실험정신은 언제 어느때이든지 신중히 연구되어야 한다.
  이번 조국과 청춘이 강조한 양식의 변화는 관점의 변화와는 구분해 평가되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노래운동의 과제가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전체 운동의 대의와 부합한다면 그들의 과제이며 또한 우리 모두의 과제이기도 할 본질을 지켜내기 의해 시도해 봄직도 괜찮을 듯 하다.

 <전국대학신문공동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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