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행사와 백마축전

대학문화의 오늘과 나아갈 방향

  5월에 부르는 노래는 사랑과 희망의 노래다. 5월에 외치는 함성은 생명의 함성이다. 그래서 5월의 하늘과 대지는 생명의 푸르름으로 젊어가고 있다.
  이 좋은 5월, 우리 대학에서는 개교 44주년 기념행사와 백마축전의 한마당을 통하여 공동체 문화를 모색하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학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새로운 인간상의 정립과 소외된 인간성의 회복이라고 할 때, 그들이 짊어지고 나갈 문화적 사명은 너무도 벅차다고 말할 수 있다.
  세계문화속에 공존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메카니즘적 상황을 문화의 바탕으로 볼 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인간성 상실과 소외앞에 대학문화는 지향해야 할 위기의 극복에 고민하고 있다.
  문화는 인류가 창조한 역사적 산물이며, 특정집단의 구성원들이 지닌 생활방식이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형성된 학문추구와 예술활동, 축제와 놀이의 총체를 대학문화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문화는 ‘창조적 활동으로서의 문화와 생활방식으로서의 문화’의 공존앞에 실험과 창조정신을 투영하여 대중문화를 수용하고, 그 한계성을 극복하여 새로운 조화의 문화를 창출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대학은 ‘교수와 학생의 공동체’로 더이상 ‘빛과 자유와 학문’만 하는 전통적 관념은 사라져 버렸다. 산업사회의 대중교육으로 대학 스스로가 대중과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수용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대학이 ‘소수의 창조적 엘리트 집단’이 아니라는데서 오늘의 대학문화가 딛고선 위기일런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대학문화는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인의 문화라는 측면에서 일반 문화를 이끌어 나갈 선도적 역할의 당위성을 지닌다.
  진리탐구와 학문의 자유, 그것은 활성화된 학회활동과 동서고금의 석학과 만나고 고독한 사색에서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학문화는 대학인의 낭만과 꿈, 지성과 이상의 실현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낭만과 젊음의 함성을 발산하는 축제마다 요란한 펨플리트와 포스터 문화, 그리고 먹고 마시는 무절제한 상업문화와 우리는 우선 만나고 있다.
  전파매체를 통하여 식상한 그 대중문화와 대학문화의 이질적 만남에서 오는 갈등이 내재하고 있다.
  대학인 스스로가 참여하지 못하고 방관자로 전락해 버린 모순을 배제할 수 없다.
  기성세대의 문화와 대중문화를 비판하고 고급문화를 창출할 대학문화가 대중문화에 이끌린다는 것은 아이러니이고 위기이다.

전통과 대학문화의 만남

  대학인은 유행에 민감한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시대적 의미와 대학여건에 알맞는 대학문화를 수립해야 한다.
  그러자면 전통과 대학문화의 만남, 그것은 확실히 매적적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민족적 각성을 수반한 문화의 당위성을 강조해서는 안되겠지만, 전통의 계승과 발전으로 통속화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은 단순히 옛것의 답습이나 모방이 아닌, 새로운 역사적 창조이며, 집단적 주체로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의 시간상에 표출한다. 이번 축제에서 재현된 ‘전통놀이마당’이 옛것의 수호에서 벗어나 현재와 만날 때, 대학문화의 전통중시의 풍토위에 찬란히 민족문화를 꽃피울 수 있다.
  또한 대학문화는 대중문화는 전통문화간의 갈등과 긴장을 수렴하고, 무부분별한 외래문화의 모방과 이식을 제거하여 공동체문화 창조로 만날 때 사회적 질서와 인간성은 회복될 것이다. 이러한 다원적 문화형성을 위하여 대학인의 자발적 참여와 자율성, 표현의 자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대학축제가 빚는 일시적인 혼란과 탈선이 진리탐구수행에 저해요소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축제와 과외활동은 대학인에 의하여 구상되고 순수해야 자아실현과 창조적 삶을 구현하는 동질적 유대감으로 인격도야의 수련이 될 것이다.

복식 기증과 발전기금 기탁

  대학인은 순수한 열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문화를 구상해야 한다. 그것은 ‘불확실 시대’를 극복하고, 인간성을 회복하여 새로운 대학문화의 장을 열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개교 44주년 기념축제에서 보여준, ‘한밭음악대축제’와 ‘무용제’, 그리고 ‘복식전시회’ 등은 지역인과 함께하는 대학문화의 새로운 시도로서 그 의미가 크다.
  더욱이 어렵게 모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은규 여사의 전통 복식 1천점 기증’은 서구화하는 오늘의 복식문화에 대한 반성과 전통의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나아가 ‘LG그룹의 20억 발전기금기탁’. ‘학우돕기’ 등은 순수한 열정에서 출발한 것이어서 대학문화 풍토조성에 이바지한 쾌거로 기억된다.

한영목(국문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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