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달라진것 없어요”

 

   이제 7월 1일이면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한 지 꼭 1년이 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지방자치제도를 우리나라에 맞게 정착시키려면 뼈를 깍는 자기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아직은 그러한 노력들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듯이 느껴진다. 시민들의 입을 통해 들어본 지난 1년간의 지방자치제에 대한 평가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음은 궁동에 사는 주민 3명을 상대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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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있으면 지자체 실시 1년이 다 되어간다. 지자체 실시 이전과 이후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 별 다른게 없다고 느껴진다. 기관장 그러니까 구청장, 시장, 도지사들은 민선이지만 부청장들은 관선이다. 그래서인지 호흡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톱니가 어긋나 삐그덕 거린다고나 할까? 아무튼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굳이 지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나라가 작고 갈라진 상태에서 오히려 지역감정만 부추기는 면도 없잖아 있다고 본다. 

 <한희구ㆍ53세, 남>

  - 다른게 없다. 오히려 다른 도에 비해 충청도는 너무 추진력이 뒤떨어지는 것 같다. 충청도가 후지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익명ㆍ주부>

  - 서류 떼는 데에는 조금 편해진 것 같다. 그외에는 글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방에서 따로 할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면에서 편리한 점은 있으나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일일이 이거 떼오면 다시 다른 것을 떼오라 하고 한 번에 알려주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도 불편한 점은 남아있는 듯 한다.

 <이종우ㆍ31세, 남>

▲ 지자체는 무엇보다 주민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자신이나 주민들의 참여는 어느 정도였다고 생각하나? 

   - 우리나라 실정으로 각 자치단체의 자립정도가 너무 미약하다고 본다. 한 마디로 허울좋은 지자체다.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뒷받침해 주어야 자체적으로 사업을 실시할 수 있지만 서울, 부산, 경기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재정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희구>

   - 주민이 참여하지도 않았고, 할 것도 없다. 참여해서 하고픈 얘기를 할만한 장소도 없었다. 유지급들과는  만나서 이야기를 해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민들을 상대로는 참여라고 할 수 있는 어떤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주부>

   - 몸에 닿을 정도로 실감나게 느끼지는 못했다. 단지 1년만으로 큰 변화가 온다는 기대는 할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너무 빨라서 힘들다. 서서히 변화되어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한꺼번에 변화가 와서 적응하기 힘들다. 좋은 점들은 잘 느끼지 못하고 나쁜 점들을 먼저 느끼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인 것처럼 몇 년이 지나봐야 그러한 점들이 좋았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의 참여도에 대해서는 아직은 말 할 것이 못된다고 본다.

    <이종우>

▲ 지자체실시 이전의 공무원들이 지니고 있었던 태도와 실시 이후의 태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 일단 외형상으로는 나아졌다. 하지만 사람을 대할 때 형식적으로 대하는지 진정으로 대하는지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공무원들은 친절하긴 하지만 사무적이다.

<한희구>

   - 태도역시 동사무소나 구청에 가보아도 달라진 것이 없다. 개혁, 개혁 외쳐대도 위에서만 부르짖고 아래까지 그러한 의지들이 비쳐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주부>

   - 크게 변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이종우>

▲ 앞으로 각 지방 단체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힘들고 짜증스럽더라도 공무원이라면 자긍심을 가지고 대해주었으면 한다. 먹고 사는데 공무원이라면 풍족한 봉급은 아닐 것이지만 직업관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해주었으면 한다.

 <한희구>

   - 너무 형식적으로만 일을 처리한다. 공무원 사회에서 아직도 관료주의나 권위주의가 많이 남아있다.

<주부>

   - 일단 지방자치이므로 시민이든 상인이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대전만의 독특한 면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다른 지역에서 대전하면 이거라 생각나게 하고 또한 대전시의 사정과 맞아떨어지는 정책들을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이종우>

박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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