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활성화, 지방화 시대의 주춧돌

  개교기념 특집호를 맞이하여 우리 지역의 여러 언론들을 진단해 보는데 지면을 할애하였다.
  대전지역에서 발행되는 여러 일간지들과 대중들과는 접촉기회가 적은 대학신문을 차례로 알아보았다.
                                                                                                                    - 편집자주-

   지역민영방송 신설, 지역신문 및 지역전문지 증가 등 언론에도 지방자치시대가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치러진 6.27지방선거 이후 지방자치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언론의 활성화는 언론분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지방자치제의 발전에 따른 민주주의 발전과도 밀접하다.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제의 기본 토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환경 전반에 대해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기 위한 정보의 공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한 모색은 지역사회의 발전이 지역주민 자신들의 문제해결을 위한 모든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제를 토대로 해서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지역사회의 언론은 사회구조적, 역사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건들의 제약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언론본연의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다. 이제까지 지방신문은 서울에서 발행되는 전국지 성격의 중앙지도 아니고, 정작 어느 특정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권 중심의 지역문제나 지역정보를 충분하게 제공할 수도 없는 어중간한 상태에서 대체적으로 중앙 지향적인 보도태도를 통해 정보유통의 불균형 현상을 초래했다. 따라서 지역언론은 서울 중심의 중앙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수직구조적 성격이 강해 자립할 여건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사회전반이 더욱 중앙 집중화되는 악순환은 부분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개발, 발전 및 정보화사회 이행속도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는 있으나 지역언론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정부당국과 정치, 경제 등 권력이 집중된 중앙 정책결정자들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친듯 하다.
  지역언론의 상대적 낙후성에서도 지역언론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중앙집중화 결과로써 대도시의 인구폭증, 경제지의 편증, 교육의 불균형, 지역특성의 소멸 또는 문화의 획일성 등을 극복하고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균등한 지역사회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지역언론이 활성화가 우선 요청되는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될 경우 어떤 매체가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지방 일간신문 66.9%, 중앙 일간신문 9.5%, 텔레비전 방송 1.5%, 잡지 0.1%, 기타 1.1%를 꼽았다.(출처:90년 청주대 사회과학연구소의 조사연구) 이 결과는 지역주민들이 지역 일간신문에 대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을 말해주는데, 80년 언론통평합 조치로 인한 ‘1도 1개지’ 라는 지역신문정책으로 지역 일간지가 지역신문으로 인식되어 온 것에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러나 지방신문 구독률은 평균 50%를 넘지 못해 지역언론으로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의 일간지와 방송이 전국을 포괄하고 있는 서울중심적인 사회구조적 요인에 기인하나 지역적인 것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지역민들의 의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지역민들은 지방신문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신문내용에 대해서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참여, 구독을 유도할 수 있는 지역신문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지역생활에 필요한 생활정보의 제공, 지역사회 문제와 관련된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보도와 해설 및 지역사회 문제에 대해 지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토론광장을 마련해주고 잘못된 점에 대해 비판해주는 기사를 늘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갖거나 즐겨읽는 기사내용은 자신의 이해관계나 생활과 밀착된 정보에 대한 내용들이다. 전국적 뉴스와 정치뉴스 중심의 편집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지방신문들이 유념할 사항이다.
  이제 지방화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지방자치제는 물론 민주주의 실현여부가 지역언론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중앙집중화에 따른 사회구조 및 환경측면의 편집장 제약조건, 재정의 상대적 영세성, 산업구조 취약성에 따른 광고시장의 개발문제, 인적 자원의 결핍, 전문언론인의 과부족, 낙후한 시설문제 등 지방신문이 안고 있는 문제는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스로의 체질개선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고 지역주민에 의해 선택받는 언론으로 자기확립을 해나갈 때 그 활로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의 사활은 수용자에게 달려 있다.

심미희<민주언론운동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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