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수소자동차 대회 우승팀 '수소파워'를 만나다

 

 지난 4월 7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국립중앙과학관 및 한국수소, 신에너지학회, 수소사업단의 공동 주최로 제1회 모형 수소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렸다. 우리학교에서는 5개 팀이 참가했고 우승을 포함해 세 팀(최우수상: 수소파워, 장려상: 고&스톱, 청정달팽)이 입상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대회 후 약 3주가 지난 지금, ‘수소파워’의 윤석민(공업화학·대학원), 이정민(나노기술학·대학원), 김진훈(환경공학·대학원) 씨를 만나기 위해 공대 1호관의 실험실을 찾았다. 팀원 중 김경환(한밭대 제어계측공학) 군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지만 ‘고&스톱’의 권오섭(정밀응용화학·4) 군이 자리에 함께했다.


 예? 이번이 첫 대회 참가였다고요?
 실험실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입구 정면 책꽂이에 놓인 대회 표창장과 실험실 한켠에 놓여있는 수소자동차 ‘캐딜락’. 여기저기에 대회의 여운이 남아있다.
 기업체들도 참가하는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팀이니 이밖에도 수상 경력이 많이 있지 않을까 싶어 대회 경력을 물었으나 대답은 예상밖이었다.
 윤석민씨는 대학원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학술발표 위준데, 이번 대회는 교수님께서 제안하셔서 처음 참가해본 거라고 말했다.

 Q. 팀명에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수소파워’와 ‘고&스톱’이란 이름은 어떻게 생각해내신 건가요?
 권오섭: 저희 팀의 경우, 대회에서 주로 평가하는 부분이 속도보다도 일정 거리를 정확하게 가고 멈추는 정확도 면이거든요. 그래서 가고 서자, ‘Go & Stop’으로 정했죠.
 윤석민: 이번 대회는 수소라는 에너지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보는 대회였거든요. 간단히는 수소라는 에너지에 주안점을 두고, 용적이 작아도 큰 힘을 낼수 있는 수소의 능력. 그런 점에 초점을 맞춰 저희 팀은 수소의 힘, ‘수소파워’로 정했습니다.

 Q. 준비과정에서 각자 어떤 부분의 업무를 맡으셨나요?
 이정민: 각 분야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모였어요. 거의 친분관계이긴 한데, 석민이가 여기저기서 스카웃을 잘 해왔죠. 석민이는 팀장으로서 전반적인 관리를 하고, 저는 발표나 이론적인 부분을 맡았어요. 진훈이는 RC카(무선조종 자동차)를 다루는게 취미거든요. 그래서 설계 및 제작 부분을 주로 했고 제어 쪽이 전문인 경환이는 작동과 정지에 대한 프로그래밍과 센서 제작부분을 맡았죠.


 

 

 

 

 

 

 

 

 

준비에서 우승까지
 Q. 재활용품을 사용해 차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서요?
 윤석민: 처음엔 하드보드지로 카트라이더 디자인을 구해서 만들어볼까 하는 등 생각한 건 많이 있었죠. 가능하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면서 결국 센서 외에는 거의 다 재활용품을 이용했어요.
 이정민: 결국 수소가 청정에너지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죠. 다른 팀들은 과학상자 같은 것을 많이 이용해요. 확실히 디자인은 그쪽이 나으니까요. 우리 팀은 교수님 방의 액자를 베이스로 깔고 병마개를 바퀴로 쓰는 등 못쓰는 자재를 이용하는 아이디어와 본선에서 정확하게 정지한 것에서 큰 점수를 받았던 것 같아요.
 권오섭: 우리끼리는 이번에 나간 세 팀을 ‘우드’, ‘플라스틱’, ‘메탈’이라고 불러요. ‘수소파워’는 액자나 합판 등 나무를 주로 썼는데 ‘Go&Stop’은 플라스틱을 썼거든요. 쟁반, 밀폐용기 뚜껑 등을 이용했죠. 다른 팀은 고기굽는 불판 같은 걸 이용했구요.
 김진훈: 처음이다보니 고생도 많았어요. 준비하는 1개월 내내 거의 밤을 새다시피 했죠. 제가 낮에는 에너지연구소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대회준비를 하다 보니 시간이 없거든요. 특히 취미를 따라 오긴 왔는데 전공인 환경공학과는 관계가 멀어서 처음에는 많이 헤매다가 1주일 전부터 어떻게 길이 보여서 파고들었죠.
 항상 부품으로 쓸 재활용품을 찾으며 다니다 보니 나중에는 네모는 차체로 보이고 동그라미는 바퀴로 보이더군요. 정말 찾아볼만한 곳은 다 찾았죠. 바퀴같은 경우 일단 테스트를 통해 분석해보면 지름이 7cm 이상은 되어야 하거든요. 대략 9cm 이상 되는 동그라미를 찾아 별걸 다 찾았죠.
 이정민: 결국은 우리 누님이 꽃꽂이 할 때 쓰는 받침 네 개를 가져와 만들었습니다.(웃음)


 우승, 그리고...
 대회에서 보는 것은 정확한 수소 컨트롤 능력이다. 각 자동차는 일정 거리(15, 20M)의 직선코스를 움직인 후 멈춰야 하며 정해진 거리나 직선 코스를 벗어나면 감점을 받는다. 우승당시의 소감을 들어봤다.
 김진훈: 예선 1차 때는 어디 문제가 있었는지 아예 움직이지를 않더라구요. 점심시간에 급조해서 다시 만들었죠. 고치면서도 우승은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렵사리 예선은 통과하더라구요. 그러더니 본선 2차에서 규정거리 20M를 가서 정확히 멈추는 거에요. 정말 웃음만 나오더군요.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나오고 난리 났죠.

 Q. 우승 상금의 용도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윤석민: 우승 상금은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사용할 생각입니다. 디자인 쪽도 개선하고 다음엔 좀 더 작게 만들면서 규격 맞추고, 속도도 보완해야겠죠. 솔직히 우승까지는 예상 못했는데, 이제는 욕심이 생깁니다. 무조건 1등할 생각으로 다음 대회도 열심히 준비해야죠.
 권오섭: 형들과 대회 참가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어요. 올해 대회는 장려상이지만 제 힘으로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전북대 등을 제치고 입상하니 기분 좋고. 다음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 거두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소파워 팀은 “대회 준비기간 내내 신경써주신 이영석, 김영호 교수님과 급한 일이 있을 때마다 손발 걷고 나서 도와준 정밀응용화학과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더했다.
 끈끈한 팀워크로 뭉친 수소파워 팀. 벌써 다음 대회를 바라보며 의지를 다지는 그들의 내년이 기대된다.

 

글 - 김대진기자 valentine9@cnu.ac.kr
사진 - 진희정기자 swhj@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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