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궁동에 차들이 사라진다. 그 동안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오던 궁동 차 없는 거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전시는 2006년까지 ‘걷고 싶은 도시’사업의 일환으로 궁동을 비롯한 대전지역의 5곳을 보행자 전용도로(차 없는 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시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가장 먼저 유성구 궁동에 3억 8천여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올해 안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시행한다.
  대전시 건설관리본부는 2월말부터 설계에 착수해 3월 말에서 4월 초 즈음에 설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설계도면이 나오는 대로 시 경찰청, 유성구청, 환경운동연합회, 상가번영회, 상인연합회, 우리학교 총학생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4월 즈음에 착공할 예정이다.
  대전시가 밝힌 보행환경개선 기본계획에 따르면 상반기에 행정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사업을 추진키로 되어있다. 궁동의 ‘지성길’(B&J편의점∼롯데리아)과 ‘궁동 4길’(로데오거리)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들고 주택지와 연결되는 주변도로는 일방통행과 한쪽 주차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우리학교가 위치한 궁동은 우리학교뿐 아니라 목원대, 한밭대 등 인접 대학들의 대학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업이 끝나는 저녁시간에는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과 궁동에 진입한 차들이 뒤 섞여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편을 겪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늦은 시간 궁동의 거리를 보면 술에 취한 학생들이 택시를 비롯한 차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전시 환경운동연합내 시민환경센터 최충식실장은 “궁동이 진정한 대학로로써 거듭나기 위해서는 차 없는 거리가 필수다. 대학생들의 문화공간을 확보하고 소비 중심적인 궁동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하기 위한 기본은 차 없는 거리 시행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지난 2001년 ‘올바른 궁동문화 만들기 운동’중 하나로 차 없는 거리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을 했었다. 그러나 당시 학생들의 적극적 지지와 대전시와 유성구청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 없는 거리가 되지 않는 궁동의 다른 상가들의 반발에 부딪쳐 계획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에 최충식실장은“ 이번에는 시에서 예산을 책정하고 행정절차를 밝아가고 있기 때문에 꼭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운동연합에서도 궁동의 무절제한 소비 문화추방, 에너지 절약, 녹지공간 확보 등의 캠페인을 통해 궁동이 문화의 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궁동 차 없는 거리 시행이 아직 준비단계이기는 하지만 보행자 전용도로가 실시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 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구체적인 주차해결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궁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채동우씨는 “학생들 입장에서 차없는 거리가 되면 좋겠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차 없는 거리가 되면 일정시간 물건배송차량들이 들어올 수 있다 해도 가게 특성상 수시로 물건을 배달해야 될 때는 어떻게 할 것이며, 차 없는 거리에 노점상들이 들어설 수도 있어 세를 내고 운영되는 가게들이 손해를 볼 수 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궁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학교 총학생회 연대사업국장 이규삼(고분자공·4)군은 “주민들의 반대는 행정당국, 학생회, 주민대표 등이 함께 공청회를 열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궁동이 차 없는 거리가 되고 난 이후에 문화거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치기구가 형성되어야 한다. 관공서, 학생회, 주민 대표, 시민 단체 등으로 구성된 자치기구가 세워져 단순한 차 없는 거리로서의 궁동이 아니라 더 나아가 궁동 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해 자치기구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 차 없는 거리가 시행중인 으능정이 거리는 상가 번영회가 주체가 되어 소비 중심적인 거리가 되었으나 궁동은 자치기구가 주체가 되어 대학로 다운 대학로만들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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