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관리자의 개선의지와 실천이 관건

 궁동의 한복판.
무언가를 찾고 갈구하는 그  눈빛이 애처로운 청년이 있었으니 목표물  발견. 
함박웃음을 지으며 찾아간 곳. 동시에 실의에 빠진다. 
급한지라 어쩔 수 없이 이용했건만 찝찝함과 코를 찌르는 역겨운 냄새는 한동안  지울 수 없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들어갈 때의 찝찝함과 나올 때의 찝찝함이 같은 곳이 있으니 그것은 궁동에 있는 공중화장실이다.

  “가능하다면 별로 이용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래서 그냥 지나치게 되죠”,“남녀공용인데다가 이상한 냄새도 못 견디겠어요”

  궁동 욧골 어린이 공원에 있는 화장실에 대한 학우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우선 허름한 문에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 후, 문을 열었을 때 풍겨오는 찌릿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일이고, 사람이 있는 공간이라면 화장실은 필수이다. 이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우들이  가장 즐겨 찾는 궁동의 화장실 현주소는 어떠한가. 누구나 이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공공화장실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동원(토목공·3)군은 “월드컵 개최, 국가 이미지 제고라는 이름아래 터미널이나  톨게이트 부분은 화장실이 개선되었는데 궁동은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공공화장실 뿐만 아니라 궁동에 있는 식당이나 술집의 화장실이 더럽다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장실에 대한 생각은 청결하지 못한 위생상태와 악취, 협소한  공간에 대해 문제시하고 있다.

  이에 공원화장실을 관리하고 있는 유성구청 도시개발과 김문수씨는 그런 생각을 갖기 전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궁동에 있는 화장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라며 그동안의 일을 설명해주었다. 월드컵, 체전의 주요 개최지인 대전의 나은 환경을 위해서 화장실을 관리했다고 한다. 하지만 밤에 공원에서 술을 먹으며 공원 화장실을 더럽히고,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는 물품을  훔쳐 가는 것이 비일비재하여 더 이상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아, 말도 마세요. 유리창을 하루에 한번씩  부수는 바람에 그걸 계속 갈아 끼우다가  아예 창문을 막아버린 겁니다”라며 문도 발로 차서  허름해졌다며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하지만 유성구에 있는 공공화장실을 전부  관리하다보니 용역을 쓰고 있고,  하루에 한번씩 청소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원에 들어설 수 있는 건물의 비율은 5%로,  화장실의 공간이 협소한 것도 환경 여건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폐쇄는 할 수 없다고 한다. 최소한 시민들 용변을 볼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는 것이  김문수씨의 생각이다.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라며 다시 한번 더 강조했다.

  그렇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우리의 시민의식도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의식이 바뀐다고 해서 지금의 좋지 않은 환경이 달라진다고 보장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높은 시민의식 고양과 함께 실천이 필요하고, 화장실 관리와 사용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서울시 같은 경우, ‘서울특별시청 화장실 수준 향상반’이라고  하여 깨끗한 화장실 만들기를 시청사업으로 제안하고, 이에 실천하고 있다. 공공화장실 뿐만 아니라 위생이 요구되는 음식점 화장실까지 우수화장실을 표창하고 시찰하고 다니는  것이다.

  올해 사업계획은 △도심·취약지역 공중화장실 확충 및  정비, △음식점 화장실  수준향상, △시민의식 향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전국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하는 활동도 눈에 띄게 보이고 있다.

화장실 문화  시민연대, 한국 화장실 문화 협의회 등 이 단체들은 1999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하며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기본적인 욕구 해결공간에서 환하게 웃으며 시원해야할 권리가 있다. 모든 일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화장실이 우리의 문화생활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이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이야기가 우리 궁동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요청하고, 실천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또 이와 동시에 시  자체에서의 움직임도 무엇보다 절실한 때이면서 시대가 요구하고 일이다.

 

<제안하는 화장실 캠페인>

불편을 느낀 미운화장실이 있다면 가까운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정신을 갖자. 반면에 좋은 화장실을 추천해주어 그렇게 변화하도록 유도하자.


여기서 미운 화장실이란...

(불편하거나 위험하거나 지저분한 .)

공중화장실, 지하철역, 시장, 주유소,백화점, 극장, 파출소, 동사무소등 공공건물, 음식점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로서 ▷휴지가 비치되어 있지 않다. ▷수압이 약해 씻겨 내려가지 아니한다. ▷화장실 문이 잠겨져 있다.▷안내표시가 없다 ▷세면대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

-화장실 문화 시민연대 홈페이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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