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여성은 일하고 싶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른 남녀 평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받는 것과 성차별없이 정당한 대우. 이것이 대졸여성이 누려야 할 권리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 권리는 법전안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최근 대졸여성 취업률의 통계를 보면 41.1%로, 1970년 25.8%, 1980년 31.8%, 1985년 36.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지만, 대졸남성 취업률 77.2%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리학교 경우는 작년 대졸남자 취업률이 62%에 비해 대졸여성 취업률은 52%로 전체 대졸 여성 취업률 수치보다 좋은 편이지만, 여전히 대졸남성 취업률보다 떨어지고 있다.
  또한 대기업등 이른바 ‘좋은 직장’을 얻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기업공채에서 대졸여성이 차지하는 몫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분야는 아직까지 비서직, 컴퓨터전산등, ‘특수직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정년까지 일자리가 보장되는 곳에 취업하는 여성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학교 취업교육연구소 김현상씨는 “결혼이나 임신, 육아 문제로 인해 일의 연속성 보장이 어려우며, 사회가 요구하는 공학계, 경상계열이 아닌 인문계, 사회계, 예체능계, 사범계등에 집중되어 있고, 장기적 전망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전문인으로 키우기에는 많은 부담감이 간다”며 기업이 대졸여성을 기피하는 원인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여학생은 미리 진로 결정을 하고 외국어능력을 향상시키며, 컴퓨터 자격증이나 기타 자격증을 소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대졸여성취업자들이나, 예비 대졸여성취업자들은 관행상으로 나타나는 고용기회의 불평등을 하소연하고 있다. “능력있는 선배들은 1차, 2차는 붙지만, 막상 최종면접에서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그래서 취업준비하는 마음이 더 무거워요.” 취업보도센터 앞에서 만난 졸업을 앞둔 회계학과 여학생의 말이다. 실제로 채용에서 면접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면서 공채시험에 좋은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하고도 최종면접에서 번번히 떨어지는 여성이 늘어가고 있다. 면접시 평가기준을 다르게 하거나 여성에게만 특정한 질문을 하여 결과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밖에는 ‘26세 미만으로 용모단정한 자’, ‘28세 미만의 미혼여성’등과 같이 여성에 대해서만 응시자격을 연령이나 혼인여부, 용모에 의해 제안하고 있거나 남녀간에 불합리한 차이를 두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국사학과 4학년 여학생은 요즘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외모를 중시하는 기업풍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성을 남성보다 낮은 호봉이나 직위에 채용하는 경우, 남성을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여성만 임시직과 같은 비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등이 있다.
  이런 성차별 개선을 위해서는 작년 정부가 발표가 여성고용할당제, 여성인력을 위한 직무개발등의 제도정착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러한 성별 불평등을 간과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의식이 시급한 실정이다.

박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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