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없는 정부, 퇴보하는 정책

 △현 우리 사회를 약평하자면.
   먼저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보수, 수구화에 우려를 표명한다. 냉전의식이 아직도 한반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기득권층, 특히 친일파를 중심으로, 아니면 친일파에 뿌리를 둔 세력들이 반통일적이고 반 민족적인 노선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한총련 사건이후에는 더욱 당당해졌다.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도 민족적 전통성을 회복시키기보다 대통령 개인적인 반민주 독재투쟁만 제한적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고 있다. 민족사적인 역사 바로 세우기는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철학이 부재한 정권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한총련 사건을 바라보신 소감은.
   한총련의 통일운동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못하는 고뇌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총련 사건으로 인해 제기되는 여러가지 수구세력의 대반격이라 할 수 있다. 한총련 사건을 발판으로 반통일세력이 더 넓은 활동 공간을 확대하는데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야당마저도 대선을 앞두고 기회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재야, 운동권출신 현역의원들 역시 한총련 사건을 학생운동의 정통성에서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모습은 그들 스스로가 기득권층에 진입하려고 골몰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보수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우리가 지키고 고수할만한 것을 지키자 하면 보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할 가치가 없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면 수구가 된다. 보수와 수구는 구분해내야 한다. 보수세력은 정치 카운터 파트, 다시말해 정치적 경쟁 상대로 인정할 수 있지만, 수구세력은 타도의 대상이 된다. 이 둘을 분별한 눈이 필요하다.
 
 △그러다면 진보는 어떠한가.
   진보의 문제도 대중의 동의 확보라는 합법적인 공간에서의 진보, 즉 의회주의적인 것이 있을 수 있고, 폭력적인 수단도 불사하는 급진적인 진보가 있을 수 있다. 이 둘 역시 구분되어야 한다. 진보라 할지라도 분명하게 차별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득권층이 공권력을 통해 의회주의적인 진보까지 일망타진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문제는 이런 일망타진의 양태를 검찰이 앞장서 왔다는 것이다. 기득권층의 이익을 보호해주고 자신도 안주하는, 법치와는 거리가 먼 검찰권의 행태이다. 권력자의 안색이 바뀔 때마다 검찰권의 강도와 방향이 카멜레온처럼 변해왔다. 그 피해자는 청년이고 민족이었다.
 
 △요즘 사회 분위기 가운데 집회, 시위의 자유가 많이 제한되는데.
   한총련 사건을 통해서 수구세력이 민족민주세력에 굴레를 씌우려는 것이다. 해방이후 건대 항쟁, 민청학련 사건 등 모두 상습적으로 수구세력이 해오던 수단의 연장이다. 이것은 곧 현 기득권, 수구세력의 위기의식의 표현이다. 하지만 운동을 꺾는 부분은 아니다. 그런 비본질적인 방법으로 학생운동이 차단되거나 소멸되거나 하지 않는다. 총기를 사용한다, 특수진압부대를 발족한다, 시설주의 허가를 얻어야 집회를 허용한다, 말은 많지만 그럴수록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만 날 뿐이다.
 
 △문화적인 면은 어떠한가. 미니스커트를 단속한다는데.
   요즘 서점에 가보편 ‘표현하는 여자가 아름답다’,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여성작가의 수필이 베스트셀러이다. 이런 때에 그런 발상은 권위주의적이고 고리타분한 발상이다. 우리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개인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존중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책, 시책의 대상, 강요의 대상은 될 수 없다.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 사회 정책 결정과정이 얼마나 병리적이고 구태의연한지 알 수 있다.
 
 △언론에 의해 사회 분위기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언론에 대해 한마디 하면.
   우리 언론은 아직 미성숙 상태이다. 언론은 꾸준히 자본주의내에서 상업주의로 매어 있다. 또한 광고주와 소유자로 부터 편집권이 독립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언론을 계도하고 바로잡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언론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에게 이제는 언론을 선도할 도덕적 기반이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바람이 있다면.
 우리 사회는 보수라 하나 것들이 왜곡되고 있다. 보수는 민족주의에 입각한다. 민족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한데 우리의 경우 보수당이 진보세력에 민족주의 헤게모니를 빼앗긴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깨우쳐야 한다. 이일을 젊은 사람들, 우리 청년 학생들과 함께 해나갈 것이다.

송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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