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양심을 통한 세상보기

  연대사건이 있은후 학우들을 만나면서 진실을 알리고 구속된 학생들의 석방을 위해 계속적인 선전작업에 이어 삭발과 단식투쟁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학생이 있다.
  바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자 법과대 학생회장인 김동석(사법ㆍ3)군이다.
  “문민정부라 불리우는 현정부에서 계속적으로 자행되는 공안탑압, 구속되는 양심수들 그리고 이번 연대항쟁 이후 학생운동에 대한 탄압 등등, 지금의 시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옳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 그것은 바로 청년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며칠전 삭발한 자신의 짧은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김군은 “삭발은 8ㆍ15를 통해 본 문민정부라 불리우는 김영삼정권에 대한 분노였고, 이러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나의 양심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구속ㆍ부상당한 학우들에 대한 의리이자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제 의지를 나타낸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군대에 가기전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던 김군은 대학에 들어와 자신이 가고 있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대학에 진학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고 고민하였다고 한다. 복학후 옳다는 확신과 자신이 갈길이라는 생각을 갖고 늦깍이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학생회에서 활동하였다. 김군은 운동을 하면서 힘들때가 “운동에 대한 확신이 큰 만큼이나 운동하는 사람이 피해야만 하는 고독감을 느낄때,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지들에 대해 그들을 다 믿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때…” 라고 말끝을 흐리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11일이 생일이라 어머니가 올라왔는데 김군은 운동하는 아들 때문에 자꾸 걱정만 끼쳐드려 죄송스럽다고 한다. 김군은 “어머니는 제가 이 길을 가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어머님께서 이 땅에 태어난 청년으로써 제가 왜 이 길을 가야만 하는가에 대해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라고 말한다. 자신이 공부하는 학문에서, 학문적으로 배우는 법과 실제 적용되는 법 사이의 괴리감으로 고민하는 김군은 “과연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법이 누구를 위한 법이고, 또 누구를 위해 집행되는지…” 라고 말하며 의아해했다.
  이러한 부분이 바로 김군이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할 것이다. 이 땅을 살아가는 청년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불덩어리 하나씩을 안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분노할 때 분노할 줄 알고, 일어설 때 일어설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청년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김군. 빡빡깎은 머리와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눈망울 그리고 김군의 고민을 통하여 진정으로 김군이 말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김군이 말하는 그리고 김군이 추구하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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