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경제 향한 시련, 도약의 발판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가입이 최종 확정됐다. OECD는 지난 11일 오전 10시(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본부에서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우리나라를 29번째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시키기로 결정했다.
  OECD는 지난 61년 9월에 창설된 선진국 중심의 국제경제기구이다. OECD는 협상을 위한 국제기구가 아니며 회원국간의 상호관심분야에 대한 정책을 토의하고 협조 조정하는 기구이다. 설립당시 유럽과 미국 등 20개국이 참여했으며, 우리나라는 멕시코(94년), 체코(95년), 헝가리(96년), 폴란드(96년)에 이어 개발도상국으로는 5번째, 그리고 아시아 국가로서는 일본(64년)에 이어 두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정부는 이달말 안에 국무회의에서 가입안을 통과시키는 등 절차를 걸쳐 이달말이나 11월초 개발기구쪽과 가입협정을 맺고 올해 안에 국회비준 절차도 마무리해 내년 초에는 대표부를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OECD가입이 선진국으로서 국민경제의 고도화 작업이 완성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OECD 가입은 우리 경제에 개방확대라는 ‘상당한 시련’과 국제사회에서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선진국으로의 진입이라는 ‘도약의 발판’을 의미할 뿐이다. OECD가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OECD가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강화됨으로써 우리나라 상품의 이미지개선과 국가 신뢰도 및 인지도가 상승하고, 회원국 상호간의 정보활용이 가능하여 선진 각국의 교육ㆍ무역ㆍ금융ㆍ기술 등에 관한 정보이용이 용이해질 수 있다. 또한 세계경제흐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의사를 사전에 반영, 조율할 수 있으며 쌍무개방압력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OECD가입은 이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수반한다. 서비스시장 개방, 자본시장 개방 등과 같은 자유규약 준수의무에 따른 관련시장 개방으로 거시경제 운영에  자율성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도국 원조부담금과 국제기구 출연금 등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노동, 무역분야에서 개도국으로서 누려온 각종 혜택도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다.
  OECD가입 시기에 대한 논의는 이제 OECD가입에 따른 부담의 최소화와 OECD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강구를 위한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시련과 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판이라는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OECD가입에 직면한 우리경제는, 무엇보다 국가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규제완화와 경쟁풍토조성 등을 통한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체질 개선, 경영환경의 선진화, 금융산업선진화 등을 실현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개방확대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국내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OECD가입에 가장 큰 장애물로 대두되었던 노동관련 제도도 전향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멕시코가 OECD가입과 함께 자본시장을 대폭 개방하면서 페소화가 폭락하고 증시가 무너지는 사태를 맞은 전례는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OECD가입을 계기로 우리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여 선진경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어윤봉(경제ㆍ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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