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지킴이’로 뛰는 이동준 군의 생활

  저만치 보이는 조끼 위의 ‘교통지킴이’ 라는 단어가 듬듬해 보인다. 농공학과 2학년 이동준. 지킴이 없는 교통질서를 만들겠다는 당찬 생각으로 ‘교통지킴이’ 자리에 선 학생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3시간 꼬박 서 있어야 하고, 이리저리 뛰어 다녀야 하고, 가끔은 원하지 않은 싸움도 해야 하니까요.” 교통 지킴이 한지 얼마 안 되었다 한다. 추석 지나고 시작했는데, 격일로 하루 3시간씩 하고 있다. 처음에는 무전기 들고, 유니폼 입고 뛰어다니는 자신이 멋있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덧붙인다.
  “얼마전에 차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휭하니 그냥 지나쳐가는 학생이 있었거든요. 참··· 기분이 좀 찝찝하더라구요.” 최근에 있었던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란다. “아직 학생들에게 지킴이라는 자리가 홍보가 많이 안 되어서 그래요. 어떤 학생은 주차하기 전에 ‘어, 학교에 무슨 일 있어요?’ 라며 되묻기도 하는 걸요?” 피식 웃으면서도 못내 섭섭한 마음이 미소 한 끝에 머문다. 아직 자신에게도 ‘교통지킴이’ 라는 자리가 어색하지만, 다른 학우들에게도 어색한 것이 속상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호응은 대체로 좋다고 한다. 가끔은 학생이라는 위치, 고학번도 아닌 저학번이기에 당하는 수모감도 있지만, 금방 잊어버릴 수 있다고… 그래서 이런 추운 날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근데, 이런 활동하면서 한 가지 걸리는게 동아리 ‘빛고을’ 친구들이예요. 이렇게 활동하는 동안은 동아리 일에 신경쓸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학술제 기간에도 같이 참여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하면서도 많은 차량들이 주차를 하기 위해 밀려 들어 온다. 뛰어가 주차 공간이 없다고 말해 주고 나서 다시 돌아와 주차 상황을 설명해 준다.
  “우리 학교는 주차 공간이 너무 좁아요. 물론 다른 학교가 주차비를 받는 거에 비하면 낫죠. 하지만, 학교 공간이 계속 넓어져 차가 없으면 안되게 만들면서도 주차 공간은 예전과 다름이 없어요.” 그래서 주차위반을 한 차량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요즘 ‘교통지킴이’ 다운 버릇이 생겼단다. 평일에도 주차된 차들도 유심히 보게 되고, 주차위반한 차를 보면 화도 내게 된다고··· 그런 버릇이 학내에서 뿐만 아니라, 학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치 교통경찰이 된 것처럼 도로나 주차공간 보느라 정신이 없다고 웃으며 말한다. 단지 단순히 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다는 ‘교통지킴이’ 라는 자리가 이제 그의 삶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물론 우리가 멀리 떨어져 보면 지킴이라는 자리가 작은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조그만 자리도 이렇게 묵묵히 지켜 주는 사람. 아마도 보는 이에게 하나의 듬듬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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