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노승무 교수님을 만나

 

의대 노승무 교수님은 그 날도 위암환자를 3명이나 치료했다. 보건대학원장이면서 교수님, 의대학장님, 일반외과 소화기(위) 계통의 의사선생님인 그는 직함이 참 많았다. 그가 이번에 또 한번의 사고를 쳤다. 교수님의 이름을 딴 위수술법(노씨 수술법)이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월드 저널 어브 서저리(World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된 것이다.
그의 동선에 따라 5시 20분부터 7시 20분까지 인터뷰를 했다.

#. Scene-1. 학장실에서
  “채택되어 게재 결정이 되었을 때 기뻤죠.” 그는 일찍이 아메리칸 저널 어브 서저리(American Journal of Surgery)에 노씨 수술법의 중요한 부분을, 그리고 세계최초로‘복강의 pH와 성분’을 또 다른 학술지에 발표한 적이 있단다.
  고등학교 때 원래는 법정드라마를 볼 때 판·검사 보다 이론을 세워 자기 주장을 하는 변호사들 모습이 좋아보여 법학 분야를 배우거나 공대의 전기분야를 공부하고 싶었단다. 의사의 꿈은 교수님의 의지, 동경없이 성적에 따라 의대에 지원하여 막연히 시작하게 되었다고.
“학생 때는 의대 공부 모든 것이 싫었어요.” 대학 시절, 요령 피우며 공부를 ‘적당히’했지만, 전문의 시험을 앞두고 레지던트 생활을 할 때는 ‘평생 직업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루에 잠을 4시간을 자면서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길래, 대학교 때도 그랬냐고 묻자, “어떤 신경과 전문의가 잠을 많이 자는 것은 현실도피적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학생 때 필요이상으로 잠을 청했는데, 공부하기 싫어서였던 것 같다(웃음)”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 Scene-2. 병실 회진을 하며
  일반외과 55병동을 회진을 하는 그의 발걸음이 바쁘다. 일주일에 2일 수술을 하는데, 하루에 보통 3명에서 많게는 5명까지 진료를 한단다. 한번 들어가면 2시간은 예사이기 때문에 수술하는 날은 점심을 매번 거르게 된다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쉽게 3층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그는 아픈 환자들을 위해 매일 회진을 한다.
  “좀 어떠세요? 숨을 크게 쉬어보세요. 가끔씩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환자의 가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과 충고가 ‘의사는 질병 뿐만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치유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 Scene-3. 교수 연구실에서
  모든 수술방법에는 완벽한 것은 없다. 환자들이 고통을 덜 느끼도록 단점을 개선하는 것이 의사들의 몫이다. 수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술을 하면서 코 줄을 넣지 않고, 심지(Drain)를 박지 않게 방법을 개선하였다. 수술 후 복강 내 세척도 하지 않아 환자들이 훨씬 편하단다. “둘째날 돌아다니기 시작하여 보통 일주일이나 열흘의 기간을 가지고 빨리 회복된다”고 했다.
  노씨 수술법처럼 요즘에도 꾸준히 하고 있는 연구가 있다. 염증의 예방을 위해 투여하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와 사용하는 환자를 연구하여, 앞으로 항생제를 더욱 조금만 투여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원들과 함께 ‘위암에 대한 유전자 연구’라는 임상실험을 6년째 진행하고 있다. 사람이 실험대상이라 의사 자기 나름의 확신이 서야하고, 환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교수님의 새로운 연구들 역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Scene-4. 차 안에서
  7시 퇴근시간, 정체된 도로에서 그가 입을 열었다. “7시 20분에 출근하고 퇴근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네요. 오히려 오늘처럼 저녁에 약속이 있을 때, 일찍 들어가죠”하며 학교까지 태워다 주시는 길에 차량이 많은 길을 운전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얘기했다.  의사선생님이 아닌 교수님으로서의 역할이 궁금해 학생들과의 관계를 묻자, “젊은이들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해요. 일년에 몇 차례 만날 기회가 제공되는데 서로의 사생활을 얘기하며, 젊은이들 생각을 많이 배울 수 있어 기뻐요”라고 이야기했다.
  지금 의학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그는, “의사들의 윤리성은 실력과 직접적 연관이 있죠. 실력이 없으면 그만큼 윤리적이지도 못하기 때문인데, 현대의학으로 해줄 일이 없을 때 가장 안타까워요”라고 실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할 일이 많은 그는 환자의 병과 싸우기 위해 오늘도 4시간의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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