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떼끄 연합을 알아본다

 이제 고군분투하며 각개 약진하던 전국 각지의 씨네마떼끄들이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이라는 깃발 아래 강건한 모습과 정열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한다.
 한국의 씨네마떼끄운동은 그간 한국사회가 지녀왔던 지역적, 역사적, 정치적인 특수한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영화운동이 가지는 근원적 어려움을 감수해왔다.
 이렇듯 어렵고 험난한 한국의 정치적, 문화적 지형도 안에서 각 씨네마떼끄는 미흡하나마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영화의 검열철폐운동이 성과를 보여 위헌 판결을 받아 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일련의 과정들은 우리들의 불안한 가슴을 더욱더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또한, 한국 영화를 살리려는 독립영화인들의 숨통을 죄어오는 영상문화 통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음비법의 독소조항은 아직 위정자들의  문화전반에 관한, 작게는 영화에 관한 인식의 근본적인 한계성을 극명히 보여주면서 개정안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가 바로 보이고 읽혀질 때 세상이 진실과 좀더 가까워지고 삶을 바라보는 열려진 창들이 좀더 풍성해 지리라는 신념으로 그동안 씨네마떼끄의 문제점이었던 정보와 환경의 미약함을 극복함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영화사랑운동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뜻을 같이 하고 이에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의 의의를 밝히고자 한다.
 이제 우리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은 우리의 영화에 대한 열정에 비해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1930년대 프랑스의 앙리 랑글르와가 최초로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인 영화운동 개념인 씨네마떼끄(CINEMATHEQUE)운동을 시작한지 60여년의 역사를 헤아리면서 영화자료의 보존, 수집과 같은 원론적인 활동과 함께 연구, 토론, 저술작업 등을 체계적으로 정립함은 물론 영화에 대한 보다 진일보된 대안적인 영화 운동의 실천적 방안을 끊임없이 탐구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 할 수 있는 각 씨네마떼끄 활동의 의미 부여와 함께 보다 적극적인 영화운동의 보이지 않는 밑받침이 될 수 있는 합법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음비법과 공연법 등 관계법규의 개정을 통해서 씨네마떼끄의 정당하고 확고한 정체성의 위상을 확립함을 물론 정부와 관계당국의 보호와 육성, 지원의 당위성에 관하여도 목소리를 높여나갈 것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기초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독립영화 즉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등의 상영과 배급, 유통의 연대적 공간으로서의 중요성을 확보하여 능동적인 수용자층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 이를 확대, 정착시키는데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이 이바지하고자 한다.
 현재 독립영화인들이 만든 작품들의 상영공간이 연합내의 지방 씨네마떼끄의 공간을 이용한다면 문화적 소외감으로 상대적 빈곤감에 놓여있는 지방의 영화를 사랑하고 싶어하는 학생, 시민들에게 좋은 영상문화의 토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 등을 통하여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은 한국영화라는 나무가 두툼한 나이테를 가진, 뿌리가 튼튼한 올곶은 거목으로 자라 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생명수로 한국영화의 대지를 적실 것이다.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은 각 지역 씨네마떼끄들의 상호교류와 보완체제를 통해 기본의 저항적이고 대안적인 그리고 예술적인 외국 및 국내의 독립 영화상영으로 문화갈증을 해소시켜 줌은 물론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예술창작의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씨네마떼끄의 위상은 연합체의 구성과 함께 기존의 역할과 위상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씨네마떼끄 연합은 보다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수용자 운동이다.
 우리는 보다 대안적이며 또한 건설적인 영화운동을 통해 다양한 영화의 시야와 의미들을 즐기고, 생각하고, 읽어내고 창조해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제 연합이 결성되면 소수가 찾는 씨네마떼끄가 아닌 관객들에게 열려있는,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열린 영상문화의 장으로서의 위상을 갖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관객의 목소리르 함께 모으고 행동할 수 있는 살아있는 관객운동으로서의 역할도 찾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참여하는 관객운동으로서 실천하는 관객운동의 본거지로서 전국 씨네마뗴끄 연합의 위상은 보다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변화하는 다양한 영상매체의 발달과 변화에 기민하고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날로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영화와 영상문화의 적극적인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완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씨네마떼끄는 가장 근본적인 영화운동의 접근자이며 폭넓은 활동으로 가장 쉽게 영화수용자층을 만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영화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등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외부세력의 도움없이 단지 열정으로 존재하고 생명력을 지켜온 각지역의 자생적인 씨네마떼끄들은 이번 연합체 구성을 통하여 그동안의 역할이 가지는 미비함과 불안정에서 탈피하여 함께하는 보다 힘있는 자주적인 영화세력으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여야 한다.
 씨네마떼끄 연합은 한국영화를 외면하지않고 활동하여야 한다. 한국영화의 자양분인 독립영화의 풍성한 생명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 연대세력으로서 씨네마떼끄의 역할이 강조되고 실행되어 짐으로써 그 위상을 찾아갈 수 있다. 대안영화의 상영공간으로서 여기에서 이뤄진 관객과의 행복한 만남은 미래 한국영화의 주인공이 될 밀알을 잉태하는 것이다.
 “영화를 좀 더 잘 비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객이 항상 깨인 정신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정의로 씨네마떼끄 운동의 중심은 관객임을 강조한 브레히트의 말을 빌리며 앞으로 씨네마떼끄의 위상이 좀 더 확고할 수 있도록 우리 전국 각지의 씨네마떼끄 성원들은 전국 씨네마떼끄 연합을 통해 하나되어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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