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비평 - ③ 성차별

 요즘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권의 신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여성의 사회 참여도가 높다거나 직장 내 성희롱의 판별 강도가 심해졌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매체는 많은 성차별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헐리우드 영화의 시선은 백인 남자의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인권의 나라라는 미국조차 영화에서 성차별을 담아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우리나라의 관객들이 그러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건 누구든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어공주’는 사랑에 빠진 남자 때문에 집과 가족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 여성의 로맨스라는 신화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다의 신인 아버지 트라이튼의 허락에 따라 왕자와의 결혼이란 꿈을 이룬다는 가부장적 질서가 나타난다. 드라마에서도 삼각관계라는 틀을 통해 성차별이 나타난다. 여성 둘이 남성 하나를 둘러싸고 벌이는 내용은 이미 진부하고, 남성 둘이 여성을 사이에 둔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사이에 낀 여성은 남자사이에서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한다. 여권이 신장됐다고 주장하는 드라마의 주제인 여성 직장인 또한 그렇다. 남자 동료들과 함께 경쟁하고 오히려 능력면에서 남자를 능가하는 여성 직장인을 등장시켜 드라마는 여권의 신장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여성도 사랑에는 별수 없는 여자이다. 아무리 남자들과 경쟁하는 능력있는 도시 여성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모든 것을 불사하고 있다. 직장인 며느리 중에서 시청자들이 가사일만 하는 며느리에게 고개를 끄덕이도록 드라마는 이끈다. 광고는 특히 심하다.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은 젊고 예쁜 사람으로만 묘사되고 여성의 역할은 남성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것으로 등장한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가정 주부나 어머니의 역할로 묘사되고 있으며 전문인으로 등장하는 슈퍼우먼일지라도 남자를 만날 때는 다시 ‘여성다운 여성’으로 돌아가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한다. 즉, 가정에서 깨긋이 세탁을 하고 열심히 방 청소를 하며 정성 드려 요리를 할 뿐만 아니라 남편을 위해서 매혹적인 화장을 해야 한다.
 매체는 여성의 부정적 태도나 성격도 전파한다. 예를 들면, 여성들은 남성에 의존하여 남성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가장을 즐겁게 해야 집안에 행복이 있다거나, 주부는 가장이 맛있게 먹어야 보람을 느끼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사회는 여성상위시대라고 하여 여권 신장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대중매체에서 이러한 성차별을 계속 한다면 시정자들은 무의식속에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남성 우월의식을 지니게 된다. 그러한 생각이 계속적으로 전파된다면 극단적으로 말해서 여권신장 및 남녀평등은 오지 않을 것이다.

문 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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