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에 조금은(실은 아주 많이) 우둔함을 느끼게 하는 맘보신발(고래신발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물들인 노란머리가 교정을 채운 여학생들 차림새의 전부인것 같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제인간을 연상케 하리만치 모두들 똑같아 보인다. 대단한 유행이다.
 유행도 유행이지만 계절의 바뀜에도 둔감해진 옷차림들이다. 여느해 같았으면 화사해진 여학생 차림이 봄을 선도 했을때이다. 그런데도 올해는 아직도 지난 겨울 옷차림새와 별로 달라진 것을 볼 수가 없다. 전반적으로 지난 겨울의 검은색 계통의 유행색이 전혀 바뀐것 같지가 않다. 정치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실정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듯 하여 서글픔을 느끼게도 한다.
 지난 5공시절, 제복 성격의 교복 착용이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교복자율화가 시도 되었었다. 정확히 말해 일제 식민지 시절의 잔상을 지워버리고 싶어 였을 것이다. 그러나, 시도한지 십년도 못넘기고 청소년 비행의 증가가 교복자율화에서 기인되었다하여 다시금 교복을 착용케 하고 있다. 비록 교복착용 결정이 학교장 재량에 맡겨졌다지만.
 사실 교복의 재착용은, 교복자율화 이후 청소년 비행증가들의 문제를 단순히 교복자율화 탓으로 돌렸을 것이 아니라 급현하는 당시 세대 등을 감안하여 보다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했어야 했다. 어쨌든 중고생의 교복착용과 대학생의 옷차림새와는 전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나팔바지를 입어야만 했고 목숨 걸다시피 장발의 유행을 쫓았던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너무도 없던 시절에 얻어신고 대물려 신던 군화(軍靴)가 유행이 되었던 것도 기억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두들 그렇게 성장해 나가게 되는가 보다.
 그러나, 청바지와 맘보신발의 유행 속에 또다시 기성세대와 다를 바 없는 획일화된 사고(思考)가 굳혀지지나 않을까 하여 걱정스럽다. 부디 사고의 유연성만은 옷차림의 유행과는 별개의 것이기를 바란다.

이 창 섭
(체교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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