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빵 선호 유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시장 독점 등이 그 이유다.

  짭조름한 소금과 부드러운 버터 향이 일품인 ‘소금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이 빵의 가격은 3~4,000원이다. 소금빵 하나를 110엔(약 1,000원)이면 살 수 있는 옆 나라 일본과는 대조된다. 실제로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2019년 발표한 전 세계 생활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kg당 빵 가격은 평균 15.59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위를 기록한 뉴욕(8.33달러)의 약 두 배가량이며, 뉴욕 못지않게 높은 물가로 유명한 오사카(5.2달러)의 약 3배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먹거리 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빵(14.3%)의 가격은 원재료가 비슷한 라면(12.4%), 스낵 과자(13.1%)에 비해 높게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빵 가격이 비싼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우리나라의 빵 선호 유형에 있다. 빵은 생산 유형에 따라 제과점에서 볼 수 있는 베이커리 빵과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양산 빵으로 구분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매시장의 베이커리 빵 판매량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70%로 추정된다. 베이커리 빵은 양산 빵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아 대량 생산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베이커리 빵의 인기가 많아 평균 빵값은 더 비싸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프랜차이즈 독과점이다. 실제로 이 둘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의 56%, 매출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커리 빵뿐만 아니라 양산 빵 또한 파리바게뜨의 모기업인 SPC삼립의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독점시장 특성상 우리나라의 빵 가격은 실질적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베이커리 빵의 수요가 큰데, 이마저도 프랜차이즈의 독점이 일어난 셈이다. 한편 지난해 7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곡물 가격 하락 추세에 맞춰 물가 안정에 동참한다며 빵 가격을 5%가량 인하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같은 해 초에 두 가맹점이 이미 빵 가격을 각각 12.9%, 7.3%씩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절대 값이 많이 내린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대·내외적 요인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2021년 기준 1.1%로, 밀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밀은 대부분 수입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밀을 수입해 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며, 미국 또한 가뭄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빵의 주재료인 설탕 또한 가격지수가 27.9%로 급등하며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출국인 인도가 기상 이변으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제분 업체인 대한제분은 기타 제반 비용 상승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밀가루 가격 인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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