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표절, 복제의 구분
 방송 위원회의 광고 심의 위원회에서는 방송 광고를 심의할 경우에 모방, 표절, 복제를 따로 규정해 놓고 있다. 모방이란 남의 광고물을 흉내내는 것, 표절은 남의 광고물의 일부를 본떠 만드는 것, 복제는 남의 광고물을 완전히 본떠 만드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세가지 중 어떤 것을 사용하더라도 위 세가지의 의미가 모두 포함된다.
 
 현실과 의미
 매체에는 표절한 것들이 자주(실제로는 매일) 나온다. KBS의 ‘TV 진품명품’이 일본 도쿄TV의 ‘무엇이든 감정합니다’를 그대로 베꼈고 SBS의 ‘정보특금 금요베스트10’ 의 표절, 심지어 주말 6시경부터 벌어지는 버라이어티 쇼들은 일본의 것을 베끼면서도 다른 방송사가 베낀 것이 반응이 좋은 것 같으면 그것마저 베껴버린다. 서로 필요한 것을 베끼는 것이다. 또한 얼마전 개봉한 김의석 감독의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이 왕가위 감독의 ‘중격삼림’, ‘타락천사’ 등을 표절했다고 논란이 되고 있다. 광고는 특히 심하게 느껴진다. TV나 영화는 그 시간이 길어서 조금 표절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광고는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광고를 표절하여 전세계 광고인이 구독하는 광고 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에 실려 한국 광고계가 망신을 당한 적도 있었다.
 세계의 매체가 우리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들의 것들을 무조건적으로 표절하는 것은 제작자의 양심이 걸린 것이고, 그것을 보는 이를 기만하는 행위이다. 또한 외국의 것들속에는 제국주의적이고 소비적인 문화가 우리보다 많은데 그런 것들을 베껴댄다면 우리의 정서를 해치고 은연중에 그들을 추종하게 하는 마음이 스며들게 될 것이다.
 당국은 가요의 표절에 대한 심의가 대단히 심하면서 가요보다 더 광범위하게 우리를 지배하는 매체에는 관대하다. 그리고 가요가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PC통신이 떠나가도록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소비자들도 매체에서는 확연히 드러나도 그냥 방치한다. 우리의 주체성과 심각성을 깨달아 당국의 제재조치를 강화하고 우리의 강한 질책과 비판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문 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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