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노조 사무국장 박민숙씨 만나

 “꼭 이번 싸움에서 승리하여 노동권이 인정되고 직원이 존중되며, 시키는 것에 굴종하는 것이 아닌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는 해고 노동자이자 현재 성모병원 노조 사무국장 박민숙씨의 다짐이다.
 현재 성모병원은 재단 이사장이 김수환 추기경이고 대전성모병원의 원장은 윤주병 신부이다.
 “우리가 ‘카톨릭’을 연상했을 때 박애정신, 인권, 민중보호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이와는 이율백반적으로 인권이 유린되고, 극심한 노조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곳이 바로 성모병원입니다”고 박민숙씨는 말해준다.
 지난해 노동법 · 안기부법이 날치기 통과된 이후 성모병원은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1월 7일, 8일 양일간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저희는 환자 · 보호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래진료와 병동은 정상가동시키고, 휴무자를 중심으로 최소인원만이 파업을 전개시켰습니다. 이후 병원측과 파업을 이유로 조합원의 임금, 신변, 징계, 고소, 고발하지 않겠다고 노사합의서를 작성 했습니다. 하지만 노조위원장, 대의원 그리고 사무국장인 저 등 3명을 해고시키고, 조합간부와 조합원 등 18명을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하는 등 노사합의서는 완전히 허울뿐이었죠”라며 부분파업을 이유로한 노조탄압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현재 병원측은 노조가 항의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병원주변에 10개월치 집회신고를 미리 내고 ‘자율정화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중간관리자를 동원해 개별면담으로 조직적인 노조탈퇴공작을 펼치고, 조합원 · 비조합원을 구분하기 위해 이름표에 노란 · 분홍 딱지를 부치고 있으며, 항의집회 때마다 ‘구사대’를 동원하고, 노조사무실을 계속적으로 감시하는 등 카톨릭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현재 조합원들은 병원에 대한 불신, 자책감 그리고 근로의욕 상실 상태에 빠져있어요. 모두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있어요”라며 “노조에 대한 탄압보다 노조가 튼튼하게 지켜내지 못해, 조합원들이 타의에 의해 굴종되는 것이 가슴아플 뿐이예요”라고 극심한 탄압속에서도 현재 미혼인 박민숙씨가 꿋꿋하게 버텨낼수 있는 것은, 노조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자식에게 믿음을 갖고 지켜봐주시는 부모님과 동지에대한 굳은 믿음과 신뢰인 것이다.
 박민숙씨는 이렇게 사회에 진출해서도 계속해서 운동을 할수 있는 바탕에는 대학시절 불의를 보고 느낀 분노였다고 한다. “학생운동을 학생때의 일시적인 호기심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학생운동이 사회벽혁운동으로 이어져 사회개혁을 이루고 노동자들이 이 땅에 우뚝 설 수 있는 터전을 같이 마련할 수 있으면 합니다”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병원 측에서는 6월 안에 노조 깃발을 내리게 하겠다고 했답니다. 현재보다 더욱 더 극심한 노조 탄압을 뚫고 노조는 살아 남습니다”라며 “희망은 절망 속에서 싹틉니다. 저희가 꺽이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는 자세를 보이면서, ‘정의’는 불의를 꺽고 승리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그러한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방향과 신념를 밝힌다.
 이땅의 노동자들이 노동자로 제대로 인정받고 존중되며, 노동공간이 살맛나고 신명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 박민숙씨의 힘있는 신념과 다짐에서 엿보인다.

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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