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지수 기자,  일어일문학과
최지수 기자, 일어일문학과

  ‘충대신문은 뭐 하고 있음?’ 

  학내에서 주목받는 사건이 발생해 외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 어김없이 따라오는 목소리다. 충대신문은 학보사로서 사회의 중요 이슈를 다루고, 학내 구성원들이 해당 이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공론장을 형성한다. 그러한 역할을 생각하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충대신문을 찾는 건 무척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다룬 사안에 대해 ‘왜 안 쓰냐’고 질책받는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기자는 학보사에 몸담고 있는 일원으로서 의문이 생겼다. 과연 현재 충대신문 기사를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기자는 그동안 학우들 사이에서 민감한 사안인 통합, 여성주의, 성소수자 문제 등을 다뤄왔다. 이러한 기사를 쓸 때는 여타 기사보다 유독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례로 1178호 발행 3일 전, 학무회의에서 ‘대학 통합 논의 시작 여부’를 협의한 바 있다. 해당 소식을 듣자마자 기자는 황급히 신문사로 달려와 통합 기사를 처음부터 다시 썼다. 추가 인터뷰를 요청하고, 대학본부로부터 새로운 자료를 받아와 확인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해당 기사는 학우들로부터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는지, 에브리타임에선 충대신문은 뭐 하고 있냐며 학보사의 안부를 묻는 반응만 이어졌다. 

  통합 기사보다 더 반응이 뜨거웠던 기사도 있었다. 지난 3월, 성소수자의 미디어 진출을 다뤘던 1181호 기획 기사다. 해당 기사는 기자 역시도 내가, 이렇게 써도 괜찮을지 오랜 시간 고민했던 기사였다. 기자에게 당사자성이 없음에도 기사를 쓰는 게 무척 조심스러웠지만, 그만큼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철저한 자료조사는 물론이고, 신문 발행 직전까지 기자들과 교수님께 기사 방향성이 괜찮은지 몇 번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해당 기사가 실린 신문이 발행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에브리타임에 기사 카드뉴스 캡쳐본과 함께 ‘이딴 걸 왜 학보사에 싣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40여 개의 공감이 달렸지만, 바로 밑에 달린, ‘요즘 사회이슈 중 하나인데 올릴 수도 있는 거다’라는 댓글이 100여 개의 공감을 얻었다. 

  그 밖에도 수많은 댓글이 달렸지만, 단순 조롱조가 대다수였다. 게다가 작성자를 제외하면 기사를 봤다는 댓글이 없어, 과연 이 중에서 기사를 읽은 학우는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에도 충대신문은 여전히 종이신문을 배포한다. 그리고 기자는 신문을 새로 발행할 때마다, 학내 곳곳을 돌며 신문 가판대에서 먼지가 쌓인 이전 호 신문 뭉치를 꺼냈다. 학보사의 역할은 학보를 읽는 학내 구성원이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2만 학우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충대신문에 더 많은 학우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게 꾸준히 관심을 가져달라.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충대신문을 먼저 찾아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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