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 맞으면 기억나려나?” 

  웹드라마 <신병>에서 군내 가혹 행위를 일삼는 강찬석이 후임에게 내뱉은 말이다. 해당 작품은 군필자들이 공감할 만한 사실적인 연출로 화제가 됐는데, 특히 군내 가혹 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해 시청자의 공분을 샀다.

  <신병>은 유튜브 채널 ‘장삐쭈’의 단편 애니메이션에 기반을 둔 리메이크 웹드라마다. 해당 작품은 병역의 의무라는 무거운 책임과 원치 않는 군 생활에 지쳤지만, 작은 것에도 즐거워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하지만 군 생활이 항상 즐거울 수는 없는 법, 악역 강찬석이 등장한다. 

  강찬석은 이유 없는 폭행은 물론, 옷 안에 살아있는 벌레를 집어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후임병 김동우를 괴롭힌다. 이에 김동우가 ‘마음의 편지’를 통해 상관에게 부조리를 고발하자, 강찬석은 김동우의 목을 조르며 보복하기도 했다. 작품 내에서 강찬석은 너무나도 악질이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잔혹한 이들로 넘쳐났다.

  2014년, 경기도 연천 육군 28사단 소속 윤 일병이 선임병들의 구타로 숨져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초 군 당국은 윤 일병의 사인을 ‘음식물로 인한 기도 폐쇄에 따른 뇌 손상’이라 밝혔으나, 연이은 논란에 결국 가혹 행위로 인한 사망임을 시인했다. 2021년에는 해군 강감찬함에서 근무하던 정 일병이 선임병들의 폭언과 따돌림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군내 가혹 행위는 시간이 흘러도 그칠 줄 모르고 있다.

  2021년 9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군대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은 일부 과장됐다”며 “실제 병영 현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달 국회에서 예비역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군 복무 기간 중 가혹 행위 목격 경험’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중 70% 이상이 ‘가혹 행위를 목격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직접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내 가혹 행위가 만연한 현재, 많은 이들이 군대 소재의 드라마를 그저 픽션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는 아직 먼 것 같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