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영화를 대하며

 TV나 비디오대여점에 가보면 얼마나 많은 만화영화가 있는지 알 수 있다. TV에서는 약 15프로정도의 만화영화가 상영중이고 비디오대여점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만화영화가 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만화영화는 처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다가 대상을 확대해 나가면서 발전적인 면도 보여주었지만 문제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1일 한국방송개발원의 ‘텔레비전 만화의 폭력성 분석’ 보고서에서 방송 3사의 만화영화에는 시청자에게 해악을 주는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0일 동안 KBS1, KBS2, MBC, SBS의 13개 만화영화를 분석한 결과 SBS의 ‘마법소녀 리나’, ‘마스크’, MBC의 ‘소년 기사 라무’등이 1분당 0.7~1번의 폭력장면을 나타내 빈도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만화영화의 폭력 빈도가 높은 반면 KBS2의 ‘두치와 뿌꾸’, KBS1 ‘달려라 하니’ 등 국산 만화영화는 폭력장면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개발원은 현재 4개 채널의 전체 어린이 시간대(1천8백65분)의 55.8%인 1천 40분을 폭력 장면이 등장하는 만화영화가 차지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산 만화는 배경이 한국이어서 보기 좋고 둘리, 영심이, 하니, 두치 등이 모두 서민 가정의 아이여서 연민과 동정, 익살과 관찰 등 성숙된 가치관과 성실성을 접할 기회를 준다. 외국 만화보다는 어린이에게 정서적 효과가 클 것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89년부터 96년 사이에 제작한 만화영화는 총 10여편에 불고하다. 요즘에 들어서야 만화영화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활동이 활발하여 449편의 만화영화가 내년 하반기까지 완성된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은 국산만화가 국제 기준에 미달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외국 만화 영화의 밑그림을 그려주는 하청업에만 머물러 왔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기획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조직적으로 세계시장에 접근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엄청난 잠재력이 숨어 있는 만화산업에 눈을 둘리는 대기업들이 많다. 지난해 ‘아기공룡 둘리’가 TV시리즈, 캐릭터 부문에서 대성공을 거둔 이후 만화 한편에 수십억원을 조직적으로 투자해 큰 승부를 내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케이블 만화채널 투니버스는 로보트 만화영화 ‘라젠카’를 26억을 들여 제작하고 있고 제일제당의 제이콤도 만화가 허영만씨의 원작만화 ‘망치’를 극장용과 TV시리즈로 제작하기 우해 33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확연히 드러나듯이 어린의 정서에 해악을 끼치는 수입만화 보다는 국산만화의 잔잔한 감동과 정서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제작자들도 당장의 수입과 수치에 급급해 하지 말고 창조적인 여건과 좋은 스텝으로 신토불이 만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문 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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