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일주일간 ‘푸드 리퍼브(Food Refub)’를 곁들인 채식 위주 식단 캠페인을 진행했다. 환경 보호의 일환인 푸드 리퍼브는 음식을 뜻하는 ‘Food’와 재정비를 뜻하는 ‘Refurbish’의 합성어로 최근 새로운 식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즉,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으나 외관상으로 소비자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상품 가치가 낮은 식재료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기자는 환경 보호 영상을 제작하는 공모전에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외관상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약 13억 톤에 달하며, 이 중 45%가 과일과 야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에는 환경 문제를 접해도 와닿지 않아 별 감흥이 없었지만, 지난해 5월 파키스탄과 인도의 기온이 50도가량 올라가는 역대급 폭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로는 환경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기자는 작은 실천이 환경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안고 일주일 체험을 시작했다. 

  체험 첫날에는 일명 못난이 야채를 섭취하기 위해 마트에서 두부샐러드 랩을, 다음날에는 토마토와 복숭아를 구매했다. 마트에는 다양한 야채가 있었지만, 못난이 야채를 구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야채의 외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기자와 달리 마트에서는 이미 여러 조건을 따져 선별된 최상의 식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 밖의 난관에 봉착한 기자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기자는 SNS에서 푸드 리퍼브 마켓인 ‘리퍼브14’를 알게 됐다. 지난 2019년 ‘못난이에게, 새로운 가치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업한 리퍼브14는 음식물 쓰레기 절감을 비롯해 과채류 섭취 부족 위험에 빠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푸드 리퍼브 운동에 동참했다. 기자는 이곳에서 못난이 야채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우리 학교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유성점에 방문했다.  

  리퍼브14는 ▲샐러드 ▲샐러드 요리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방문 첫날, 기자는 푸드 리퍼브 식품인 디톡스 음료를 주문했다. 디톡스 음료는 못난이 사과와 당근, 비트를 갈아 만든 제품으로, 주재료가 사과이다 보니 비교적 사과 맛이 강할 뿐더러 잘게 갈린 사과가 씹히기도 했다. 이 음료는 못난이 과일로 만들어졌지만 맛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 후, 기자는 남은 체험 기간 동안 리퍼브14를 애용했다. 특히 샐러드를 곁들여 만든 파스타와 모닝빵, 계란 등 다양한 토핑 재료는 야채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줬다. 기자는 평소 야채를 싫어하는 탓에 샐러드를 돈 주고 사 먹는 것에 회의를 느끼곤 했다. 또 야채를 먹지 않던 버릇 탓인지 매 식사마다 야채를 먹는 것이 곤욕스러웠다. 그렇지만 매번 라면과 같이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가 샐러드를 먹으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속이 더부룩한 일도 없었다. 

  야채는 환경에도 부담을 주지 않고 건강에도 이로운 음식인 ‘기후 미식존’에 포함된다. 특히 못난이 야채는 기존 마트에 판매되는 야채와 비교하면 외관만 다를 뿐 영양소는 동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의 건강 증진과 환경 보호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지닌다. 건강한 나와 지구를 위해 우리 모두 푸드 리퍼브 운동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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