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첫 해가 떠올랐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설렘과 동시에 미련을 남기고는 하죠. 문득 작년 이맘때가 궁금해졌습니다. 2022 신년사를 찾아보니, 용맹한 흑호랑이의 기운을 닮아 세상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올해의 신년사는 어떨까요? 잔뜩 웅크렸다가 뛰어오르는 토끼처럼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내용이겠지요.

  우리는 흔히 새해 목표의 초점을 성취에 맞추고는 합니다.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금연, 금주를 하고, 영어 공부를 하거나 많은 책을 읽는 것처럼요. 이것이 신년사에 도약, 성공, 달성, 강화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돌아보면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연재를 시작하고 소개했던 인물들은 모두 역경을 딛고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간 사람들이었으니까요.

  2022년 한 해를 돌아보았습니다. 결과와 등수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성공과 승리가 가장 큰 목표였을 테니까요. 그런 생각으로 바라본 2022년은 유독 차가웠던 것만 같습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범법적인 일을 서슴없이 저질렀던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인간적인 도리에 어긋나는 목표를 수립한 사람들도 있었으니까요. 독자분들이 바라보는 2022년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다소 무거운 이야기로 서두를 열었습니다. 2023년은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그런 의미에서 소개하는 오늘의 인물입니다. 가톨릭의 수녀원장이자 인도의 사회운동가, 노벨 평화상의 수상자, 마더 테레사입니다. 마더 테레사는 1910년 오스만 제국 치하의 위스퀴프에서 알바니아인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가톨릭 성당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하였고, 후에는 가톨릭 청년 단체에 속해 있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1937년 종교에 일평생을 바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에는 성 마리아 학교에서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지요. 종교인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마더 테레사가 사회운동가가 된 것은 1946년의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혼자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철칙을 세우고, 기초 간호학적 지식을 습득하였습니다. 이후 그녀는 수많은 봉사 단체를 설립하였습니다. 1949년에는 사랑의 선교회라는 수도회가, 1952년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임종자의 집이, 이후에는 임종자의 집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고아원, 또 나환자를 위한 이동 병실에 그들의 자립을 위한 재활 센터까지 설립되었죠. 

  그녀는 1997년 향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온 세상에 퍼뜨리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녀가 퍼뜨린 선한 영향력은 직접적인 도움을 받은 사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998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연구는, 마더 테레사와 같이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을 보거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면역 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밝혀냈죠. 이를 토대로 진행된 추가적인 연구에서는 선한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병이 치유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연구 내용의 발표는 전 세계의 사람들로 하여금 봉사를 시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혹시 신년 계획에 하나를 더 추가할 자리가 있다면 하루에 한 마디, 친절한 말 건네기를 넣어보는 건 어떨까요? 단순하고 쉬운 말이라고 할지라도, 그 말에 친절이 담긴다면 메아리는 영원히 울려 퍼질 것이라고 이야기한 마더 테레사의 가르침을 따라서요. 그녀의 이야기처럼, 분명 작은 친절이 커다란 기적을 만들 테니까요.

 

손자영 (생명정보융합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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