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는 노동법 ·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 한보청문회로 이어지는 한보비리 등으로 유난히 사건이 많았던 시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 사회정세를 바라볼 때 우리 국민들을 비롯한 대학생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자기의 문제로 받아 안고 있는지 제기해보고 싶다.
 특히 상아탑임을 자처하는 대학사회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들은 얼마나 이뤄어지는지...
 사실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거의 무감각한 것이 현 대학사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요즘들어 택시를 타면 기사 아저씨가 물어본다. “이 놈의 세상을 갈아 엎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안 나서면 누가 나서나?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하시며 말끝이 흐린다.
 옳은 말이다. 지난 수십년간 한국사회 발전의 주역을 담당했던 부류는 대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런 대학생들이 너무도 사회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또한 반세기를 거치면서 대학내 문화풍속도 그 기류를 바꾸었다. 과거 바른 사회를 위해 고민하던, 보다 건설적인 일을 위해 고민하던 모습들은 점차 사라져 가고 사발식 등의 의미없는 문화만이 캠퍼스 내에 판치고 있다. 그리고 지나친 개인주의는 학교라는 하나의 조직 속에서 개인만을 찾게 만들어 가고 있다. 또 대학사회의 순수성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 ‘13대 총장임명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대학내에서 정치권을 뺨치는 금권선거, 모략선거가 자연스럽게 자행되었던 것이다. 바로 대학사회의 순수성 결여의 단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더욱이 몸이 아파 병상에 누워있는 노현정양을 비롯한 원유정양과 류창선군. 우리학교 학생들을 위한 모금운동에도 학생들의 모습은 ‘무관심’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학교 학생이며 우리와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인 데도 말이다. 물론 다른학교에서 누가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는 더욱 더 무관심의 대상이다. 지난달 20일 류재을군은 학생에게 ‘학생 시위중 사망’이라는 커다란 상처를 안겨 주었지만 그때 우리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보여주었던 모습은 또한 무관심이었다. 왜 이 사회에서 학생이 시위중에 죽어야만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무관심과 무감각. 인간이 살아 가장 적대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이제 우리 대학사회도 깨어있는 사회로 겁듭나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살아 있는 지성과 행동하는 지성. 그것이 바로 이 대학 사회가 지향해야 할 길이 아닌가 싶다.

주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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