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대학은 한 해가 거듭될수록 온갖 어려움에 봉착했다. 수도권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고 학령인구가 감소해 지방대학은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위기감은 우리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본부는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워서 추진하지만 실효성의 측면에서 의문이 든다.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학교가 당면한 문제를 몇 가지 거론해 본다.

  첫째는 학교 통합의 원활한 마무리 문제다. 지난 한 해 우리 학교는 한밭대와의 통합 문제로 시끄러웠다. 통합을 반대하는 측과 추진하는 본부와의 소통이 부재했다. 본부는 준비 부족으로 통합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켜주지 못했고, 반대 측은 학교의 미래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적었다. 학교 미래를 두고 진지한 고민보다 오직 감정적인 대결 구도가 깊어졌으며 반대논리를 설득하려는 본부 노력도 부족했다. 우여곡절 속에 본부가 공식적으로 한밭대와의 통합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총장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통합 논의를 잘 추진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총장을 비롯한 보직자들은 학교의 미래가 달린 통합 문제를 원만하게 잘 마무리 짓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교육 혁신의 문제이다. 대학이 살 길은 학생을 잘 가르치는데 있다. 학생의 자질이 부족하더라도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면 그 대학은 발전한다. 한동대학이 좋은 사례 중 하나이다. 우리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동기를 부여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정국 속에 잘 가르치기 위한 대학교육혁신은 거의 상실한 상태이다. 본부는 학생들을 글로벌 융합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과정 혁신 문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교수들은 안주하는 마음을 일신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헌신해야 한다. 

  셋째는 재정의 확충과 효율적인 배분 문제이다. 대학운영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문제가 재원이다. 우리 대학은 과거에 비해 학생 수가 4,000명 이상 줄었다. 이는 학교 재정 수입이 그만큼 줄었고 어렵다는 의미이다. 등록금의 인상이 10여 년 동안 동결된 상황에서 국립대학의 재정은 매우 악화일로였다. 이는 정부가 해결해줘야 한다. 총장은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장으로서 국립대학 발전방안을 잘 수립하고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충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한편 정부재정을 확충했다는 플랜카드가 늘 정문에 걸려 있지만 실제로 학내 구성원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오히려 학교 재정 상태가 더욱 좋지 않다는 소식만 들린다. 학교재정 분배에 있어서 형평성과 효율성이 부족한 측면이 없는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빈익빈 부익부의 재정분배는 더욱 학교 발전에 저해된다. 

  넷째는 지역과의 협력 강화다. 우리대학이 거점대학으로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선 지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은 지역혁신의 중심체로서 역할을 할 때 존재가치가 있다. 그동안 본부 중심으로 지역 협력을 추진했지만 이제는 단과대학별로 협력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충남대학교는 충남도민이 세운 대학이지만 대전권에 갇혀 지역혁신에 한계가 있었다. 우리대학이 충남지역에 진출할 때 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선 과거 행정단위로 대학을 묶어둔 교육부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 대학의 운명이 달린 일이다. 총장은 이 문제를 가지고 정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계묘년을 맞이해 우리대학이 거점대학으로서 진정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학내 구성원 모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대학이 내·외적으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진정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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