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권나연 기자,  언론정보학과
권나연 기자, 언론정보학과

  ‘집을 짓재도 터전이 있어야 한다’. 어떤 일에나 그것을 이룩해 나갈 수 있는 기초와 바탕이 있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모든 과정에는 기초 단계가 있는 법이기에 다음 과정을 수월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 현재 대학생인 기자도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 기초 단계를 거치는 중이다.

  하지만 충대신문에 입사하기 전, 기자는 기초 단계의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일례로 글쓰기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며 툭하면 잠을 자기 일쑤였고, 저널리즘 관련 전공 과목에서 강조하는 보도 원칙 및 윤리는 다른 전공 과목에서도 다룬다며 허투루 넘겼다. 이제 와서 말하기에는 부끄럽지만, 기자는 기초 교육이 과연 중요한지 의문이 들곤 했다.  

  그동안 배움에 수동적이었던 기자에게 충대신문은 기초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됐다. 재작년 9월 충대신문에 지원했던 당시, 1차 서류 심사에 합격한 기자는 2차 논술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논술 시험은 우리 학교 및 사회 이슈에 대한 칼럼과 기사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당시 기자는 논술 시험에서 기사를 직접 작성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순간, 평소 대충 흘려 들었던 저널리즘 수업 내용이 떠올랐다. 기사 작성 시 첫 문장은 주제에 대한 육하원칙이 필수로 들어가야 하며, 핵심 내용을 서두에 배치하는 ‘역피라미드형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기자는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첫 문장부터 수월히 작성하면서 논술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기자는 충대신문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특히 수습기자 시절, 기자가 쓴 기사를 국장단이 퇴고한 것을 확인하면서 평소 글쓰기의 문제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 기자는 글을 쓸 때 가장 기본적인 주술 관계가 일치하지 않거나 목적어 등의 필수 문장 요소를 빼먹기도 했다. 이후 기자는 국장단의 피드백을 상기하며 기사를 작성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취재에서도 부족한 면이 있었다. 기사에서는 내용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사건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자는 취재를 통해 사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사를 처음 읽는 독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채 글을 작성하곤 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취재뿐만 아니라 기사 작성 과정에서도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 

  기자가 충대신문 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은 이미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었지만, 충대신문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이런 내용을 소홀히 여겼다. 기자는 언론정보학과생임에도 불구하고 글쓰기 실력이 부족해 매번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충대신문이라는 발판을 통해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나아감으로써 끝내 성장할 수 있었다. 

  ‘등고자비(登高自卑)’라는 말이 있다. 이는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올라야 함을 의미한다. 기자는 약 1년 반 동안의 충대신문 활동을 통해 깨달은 바를 항상 마음 속에 되새기며, 앞으로는 모든 과정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는다는 마음으로 성실히 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