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쓰나미 이런 것만 재난이 아니라 지금 우리 상황이 재난 그 자체”  

  2018년에 개봉한 액션 청춘 영화인 <엑시트>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대사다. <엑시트>는 도시에 의문의 가스 테러가 일어나면서, 두 명의 주인공이 가스를 피해 살아남고자 도망치는 상황을 재치있게 담아낸 영화다. 주인공들이 처한 재난 상황은 취업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속 발버둥쳐야 하는 현대 사회의 청년 세대를 은유한다.  

  <엑시트>의 개봉으로부터 3년 후,  해당 영화에서 지적하는 청년 세대의 고달픈 삶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엑시트>의 청년들이 마주한 대표적인 재난은 취업난이었지만, 현실 청년들이 마주한 재난은 ‘안전하지 못한 사회’로 확장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불경기로 이어지며 실업의 늪을 키웠고, 부동산 시장 가격 폭등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켰으며, 세월호 참사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동년배의 사망은 많은 청년들에게 무력감과 우울감을 심어줬다.  

  이처럼 재난 상황이 반복되면서, 안전한 곳을 찾아 도망치고 결국 구조받은 영화 속 청년들과 달리, 현실 청년들은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되리란 희망조차 품지 못하고 있다. 

  <엑시트>는 언제 어디에서나 재난이 덮쳐오고 있다고 말하며, 관객들이 현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공포의 일상화’에 대해 성찰하게끔 한다. 동시에 해당 영화는 관객들에게 실제 재난 상황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안전 수칙과 여러 차례 구조받지 못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생존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로써 <엑시트>는 청년 세대가 재난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취업난 ▲무력감과 우울감 ▲안전불감증 사회 등 재난 같은 문제도 극복 가능하다고 독려한다.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무력하게 수그러드는 존재가 아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이를 통한 시민들의 학습 효과가 발생해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게 된다. 지하철을 방화 소재로 바꾸고 역사마다 방독면을 구비하는 것, 대규모 참사 이후 재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부르짖는 것 모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시민 차원의 움직임이다.  

  “이제 제발 우리 좀 봐달라” 

  고생 끝에 고층 타워 크레인 꼭대기까지 올라선 두 주인공은 구조 헬기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친다. 영화 속 청년들의 발버둥은 현실 청년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재난은 언제, 어디에서 갑자기 찾아올지 모른다. 하지만 청년들은 공포가 언제나 옆에 있어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안전한 사회를 향한 외침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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