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학 본부 앞에서 이음 총학생회 주도의 학생 참여 시위가 진행됐다. 사진/ 신소민 기자
14일 대학 본부 앞에서 이음 총학생회 주도의 학생 참여 시위가 진행됐다. 사진/ 신소민 기자

  지난 13일 오후 4시, 우리 학교는 학무회의에서 ‘대학 통합 논의 시작 여부’를 협의했다. 심의는 직능단체별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으며, 학무위원 전원 합의로 우리 학교는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시작에 찬성했다. 학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이후 대학평의원회를 거치겠다”며 “공식발표는 상대교가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해 준비된 후 공동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진행된 직능단체별 의견수렴 결과는 ▲교수(유효투표율 69.3%, 찬성 63.8%) ▲6급 이하 공무원(유효투표율 65.8%, 찬성 62.7%), 공무직 직원(유효투표율 84.5%, 찬성 87%) ▲조교(유효투표율 93.6%, 찬성 70.3%) ▲동문(임원회의)이 통합 논의 시작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생(학·석·박사 재학생)은 유일하게 반대한 단체로 유효투표율 30.5%, 반대 96.3%로 집계됐다.

  같은 날 오전, 이진숙 총장은 우리 학교 국정감사에서 “학생과 교수가 대학의 중심축”이라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의 말에 동의하며 “반대 의견이 논의 과정에서 해소돼야 한다”는 일침에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직후 열린 학무회의에서는 사실상 학생 의견은 배제한 채 학교 측 입장을 수립했다. 이에 최종규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제풀에 지쳐 포기하길 바라는 것 같지만 포기하지 않고 의견을 개진해 나가겠다”며 14일 대학본부 앞에서 학무회의에 대한 격문을 낭독했다.

  이어 이음 총학생회는 지난 11일부터 운영해 온 민주주의 분향소에서 헌화식을 진행하는 등 학생 참여 시위를 주도하고 나섰다. 이날 시위에는 100여 명의 학우가 참여해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통합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며 본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반발은 교수 사회에서도 일고 있다. ‘졸속한 통합추진을 우려하는 교수모임’(이하 교수모임) 측은 학무회의 이전 “학무위원 상당수가 통합에 찬성하는 편파적인 성향”이라며 우려한 바 있다. 또한, 교수모임 측은 “이번 결정은 본부와 교수회의 협조하에 공론화 과정이 봉쇄된 상태에서 총장이 본부의 조직을 총동원한 결과”라며 “특히 교육기관의 존재 이유인 학생들의 의사를 무시한 결정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학생을 제외한 구성원 다수의 찬성이 있었다고 해도 통합 논의의 시작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 밖에도 인문대 TF 등 여러 교수 단체가 통합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