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유성 강정구 대표, 강정구 대표가 충대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연우 기자
어서유성 강정구 대표, 강정구 대표가 충대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이연우 기자

  바야흐로 ‘서울공화국’ 시대.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대다수가 서울을 좇는 시대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 내는 마을 미디어가 돋보이고 있다. 지금껏 ‘마을’이라는 단어에서 멀어져 있던 청년들이 운영하는 유성구 마을 미디어 ‘어서유성’은 주민 간 마을 네트워킹을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 언론정보학과 학우들로 구성된 어서유성이 어떻게 그들의 목표를 이뤄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더불유 W’ 활동. 사진 / 어서유성 제공
‘더불유 W’ 활동. 사진 / 어서유성 제공

Q. 먼저 어서유성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유성구 마을 미디어 어서유성의 대표를 맡고 있는 언론정보학과 17학번 강정구입니다. 어서유성은 ‘별별 이야기가 쏟아지는 청춘들의 마을 회관’이라는 슬로건 아래 작년 1월부터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어서유성은 두 가지 비전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된 콘텐츠 제작 환경을 우리 마을로,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지역 청년들에게 미디어 제작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에요. 이를 바탕으로 청년들의 시각에서 마을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함으로써 젊은 세대들의 마을 네트워킹 참여 유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내밤’ 유튜브 중계 활동 사진/ 어서유성 제공
‘유내밤’ 유튜브 중계 활동, 사진/ 어서유성 제공

Q. 어서유성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최근 도시화로 인해 마을 회관이 사라지면서, 이러한 지역 중심 여론장을 형성하기엔 공간적·물리적으로 제약이 있어요. 그러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유성구에 우리 어서유성 유튜브 채널이 랜선으로나마 마을 회관의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어서유성을 설립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어서유성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호응해주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작년 3월에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이하 대시미)를 통해 ‘대전 풀뿌리 마을 미디어 활성화 지원 사업’에 지원했어요. ‘구’를 중심으로 마을 미디어를 설립한 것, 20대가 마을 미디어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어서유성이 처음이었다고 해요. 이러한 이유로 대시미 측에서 저희 활동을 좋게 봐주셔서 사업에 선정됐고, 어서유성이 마을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어서유성의 주요 활동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어서유성은 ▲유성구 내 사회적 공헌에 힘쓰고 있는 주민을 기록하는 휴먼 다큐 ‘더불유(더불어 사는 유성) W’ ▲유성구 배틀형 여행 웹예능 ‘유성트립’ ▲유성구 관련 정보 전달 숏폼 콘텐츠 ‘N분유성’ ▲유성구 주민과 함께 하는 보이는 라디오 ‘유성이 내리는 밤(이하 유내밤)’ 4개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또한 더 많은 제작 경험을 위해 ‘유사청(유성구에 사는 청년들)‘과 같이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제작된 콘텐츠는 어서유성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고 있어요. 콘텐츠 제작을 통해 유성구 주민들뿐만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에게 우리 지역을 알리고자 했던 목표를 이루는 것 같아요.

  미디어 교육에는 ▲장비 교육 ▲편집 교육 ▲라디오 유튜브 스트리밍 중계 교육 ▲유튜브 채널 브랜딩 교육이 있습니다. 지역에 사는 청년들이 미디어 전문가한테 더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현직에 계시는 분들에게 실습 관련 노하우를 받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어서유성이 대전광역사회복지관협회 측의 요청을 받아서 복지관 내 직원분들을 대상으로 촬영, 편집 등 기본적인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Q. 지금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셨는데,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유내밤’ 실시간 스트리밍을 진행할 때였습니다. 유튜브 중계가 정말 어려웠어요. 현재까지 라디오 스트리밍을 총 4번 진행했는데, 매번 똑같이 세팅해도 마이크 오류, 잡음 송출 등 그때마다 다른 문제가 발생했어요. 매번 방송 사고가 난 것은 아쉽지만 ‘4번의 리허설을 했으니 12월 마지막 라디오 콘텐츠를 성공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지막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너무 속상해서 이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Q. 어서유성에서 활동하면서 뿌듯했던 경험이 있나요?  

 A. 사실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실제 마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직접 대면하는 ‘더불유 W’가 뿌듯해요. 저는 이러한 관계로부터 지역 네트워킹이 형성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랫동안 지역 내에서 열심히 활동해왔지만, 조명받지 못한 분들의 이야기를 잘 가공해서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경험이 정말 보람찼습니다. 

  또, 유성구 주민 분들이 저희가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아봐 주시는 게 제일 뿌듯해요. 최근 ‘유성형 지역 공론장’이나 대전 청년 주관 행사에서 많은 분들이 저희를 알아보시고 응원해 주셨어요. 이외에도 어서유성 유튜브 채널 구독자 혹은 저희를 찾는 연락 모두 큰 힘이 돼요. 지역 주민께서 어서유성을 안다는 것이 큰 원동력이죠. 

Q. 대표님으로서 어서유성을 운영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A. 가장 큰 문제는 미디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특히 마을 미디어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저희가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촬영 장비나 공간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요. 그래서 유성구나 대전시에서 이를 지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마을 미디어의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이 마을 미디어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또한, 어서유성 구성원들이 연령대가 낮고 사회 경험이 없어서 힘든 점도 많아요. 그래서 일부 다른 단체 구성원분들께서 저희를 동아리로 보는 시선이 있었어요. 단체 등록부터 촬영 협조, 콘텐츠 제작을 할 때 저희를 대하는 태도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힘들었어요. 이런 문제점은 저희가 콘텐츠나 네트워킹 자리를 통해 어서유성의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인정받는 것이 더 좋은 사업 관계를 위한 해결책이라 생각해요. 

Q. 현재 유성구 청년이자 어서유성 대표로서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는 마을 의제가 있나요?

 A. 저는 유성구가 미디어 친화적인 마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성구나 대전뿐만이 아니라 비수도권이 ‘낙후됐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마을 주민들이 미디어 활동에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유성구 대부분의 주민들은 영상의 제작 과정이나 필요성 등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주민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그렇죠. 이들이 미디어의 필요성을 느껴야 더 많은 미디어가 활성화돼 지역이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게 지방자치로 가는 가장 첫 번째 단계인 것 같아요.  

Q. 현재 유성구의 마을 네트워킹 관련 문제점이나 개선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생각하는 마을 네트워킹은 ‘지역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 이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이에요. 사실 지방선거 같은 경우,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공약을 가졌는지를 모르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죠. 이것도 마을 네트워킹이 부재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마을 내에 후보자들에 관한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미디어가 부재하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그 사실에 관련한 의제를 이야기할 수 없어요. 소통의 매개가 부족한 마을 네트워킹이 가장 큰 문제예요.   

  마을 미디어가 더 많아지고 관심을 받아서 ‘중앙집권화’된 의제 설정이 아닌 ‘우리 마을’에서의 의제 설정을 통해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Q. 한편, 마을 네트워킹 관련 활동을 하면서 이전과 달리 개선된 사례가 있나요?   

 A. 최근에 진잠동에서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는 주민총회가 있으니 그 과정을 촬영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이렇게 마을 네트워킹이 이뤄지는 현장에 마을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저희를 찾아준 것이 좋았어요.

  이처럼 마을 네트워킹이 성공하려면, 지역 의제를 논의하는 주민들과 이런 과정을 기록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미디어가 필요해요. 그렇게 총회를 여는 것만으로는 사실 큰 파급력을 일으키기가 어렵지만, 영상으로 기록하고 보관함으로써 더 큰 의미가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진잠동 사례처럼, 앞으로 각 지역에서 마을 네트워킹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Q. 어서유성의 추후 계획과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A. 궁극적인 목표는 ‘어서유성’이라는 이름이 계속 이어지는 것입니다. 저희는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곳을 떠날 수도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다 보니 어서유성이 지속적으로 대물림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고 또 누군가는 자기 꿈을 찾아 떠나면서, 어서유성을 거쳐 갔던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서유성이 꾸준히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유성구 청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유성구 청년에게 어서유성이 ‘흥미’였으면 좋겠어요.  어서유성의 콘텐츠를 흥미 있게 봐달라는 것도 있겠지만, 어서유성에 대한 흥미가 결국에는 지역에 대한 흥미라고 생각해요. 유성구에서 어서유성이 그런 흥미를 담당하는 존재였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유성구가 궁금하시다면 유튜브 ‘어서유성’을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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