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연우 기자,  언론정보학과
이연우 기자, 언론정보학과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얼마나 될까? 우리 학교 학생 대부분은 통합이 현재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이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에브리타임 역시 통합과 관련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하지만 정작 통합 설명회에 참석하는 학생 비율은 저조하다. 얼마 전 기자가 ‘2차 연구용역 최종보고’에 참석했을 때, 보고회에 참석한 학생은 기자 외에 아무도 없었다.

  기자도 처음부터 학교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충대신문 수습기자 때는 기자가 맡은 기사만을 열심히 취재할 뿐이었다. 또한, 기자가 맡은 기사여도 모든 정보를 조사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정보를 얻기 어렵거나 귀찮으면 바로 취재를 포기했다. 일례로, 기자는 수습기자 시절 공무직 노조 시위에 관한 기사를 맡았지만 그 당시의 대학과 노조의 대립만을 다룰 뿐, 그전 상황과 이후 대안 등은 조사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노조 시위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했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당시 노조 시위 문제와 관련된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못해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소녀상 철거 논쟁. 내가 맡은 기사가 아니어도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기 시작했다. 통합과 관련한 우리 학교의 입장, 학우들의 생각, 소녀상 철거와 관련한 양측의 의견 등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알고 나니 기자가 아닌 우리 학교 구성원으로서 어떤 의견을 내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 또한, 우리 학교의 세부적인 상황을 이해하면서 지인들과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논의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정작 지인들은 관심이 없다. 지인들에게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면, 통합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따라가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또, 지인들에게 소녀상 철거와 관련해 입장을 물어보면, 소녀상 철거는 자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애초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다반사다. 우리가 다니고 있는 학교이지만 학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고 하지 않고, 학교 관련 의제가 조금만 민감해도 우리는자신의 생각을 숨긴다. 심한 경우엔 에브리타임(학교 커뮤니티)에서 익명으로 대안 없는 비판, 즉 비난을 하기도 한다. 

  사실 현재 대학생들은 공동체인 학교의 일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우선일 것이다. 기자도 역시 그렇다. 기자도 ‘내가 아닌 누군가가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공 지식만을 탐구하는 대학생활은 지혜를 쌓기 어렵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혀가고, 나아가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표현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대학생활 중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부이다.  

  우리는 학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생각하고 입장을 드러내야 한다. 학교 구성원이 학교에 관심이 없다면, 당연히 학교는 발전이 없을 것이다. 학생인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대학도 우리의 의견을 정확히 알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기자는 충대신문 활동이 끝나더라도 충대신문,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학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목표다. 학교가 구성원 모두를 위한 공론장이 될 수 있도록 기자부터 태도를 바꿀 것이다. 대학에서의 경험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발판이라 생각하고, 지금부터 정확한 정보를 찾아 자신 있게 의견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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