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꿈 대신 대마를 키우기로 했다’ 현재 seezn에서 방영중인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비행>의 문구다. <소년비행> 시즌 1, 2는 부모의 강요로 마약을 운반했던 주인공이 대마밭을 발견하고 대마를 키우며 마약과 관련한 범죄에 휘말리는 과정이 담겼다. 이 과정 속에서 주인공과 친구들이 여러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기자는 해당 작품이 청소년 범죄에 대한 문제점 공유, 해결방안 모색 등 긍정적인 방향을 가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청소년 범죄로 인한 갈등과 해소 과정에서 쾌감 및 자극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범죄 진행 과정을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묘사해 이를 시청한 청소년들이 범죄를 모방할 위험성이 높다. 

  청소년 범죄 관련 프로그램은 범죄를 모방하거나 재현하는 다큐 및 시사 프로그램부터 청소년을 범죄자로 설정한 드라마 등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 청소년 범죄 관련 프로그램은 청소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나 관련 법 등 사회적인 논란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평가되기도 하며, ‘청소년 범죄’, ‘촉법소년’은 프로그램에서 그저 자극적인 소재로 이용될 뿐이다. 

  <소년비행>은 중범죄인 마약 관련 범죄물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성장물에 해당하며, 자극적인 범죄 현장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도 문제다. 이들의 주된 관심은 범죄가 아닌 등장인물의 외모와 연기 실력이며, 드라마 속 이야기와 관련된 평가는 ‘재밌다’, ‘재미 없다’ 등 단순한 내용이다.

  실제로 <소년비행>에는 신분증 위조, 음주 및 담배 불법 구매, 불법 마약 판매, 사기, 절도 등 다양한 범죄가 등장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청소년 범죄를 처벌하는 장면은 거의 없으며, 주인공 무리의 대마 재배 및 판매에 대한 처벌 역시 언급되지 않는다. 또한 청소년 불법 구매, 마약 판매 등 범죄 장면이 상세히 묘사된 부분이 많아 범죄 모방 가능성이 있다. 

  <소년비행>을 기획한 정수윤 작가는 비즈엔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들의 비행을 다루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청소년들이 이런 현실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향해 비행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위로, 흥미, 즐거움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적인 논란이 있는 범죄를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한다면, 그 논란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문제점을 공론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범죄 행위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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