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따뜻한 이름
 대학이라는 곳에 발을 들여놓은지 두 달이 더 넘어간 지금의 나를 생각해본다. 고3 시절엔 그랬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밤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막내딸의 귀가를 기다리시는 어머니를 뵈면서 고맙고, 죄송스럽고... 고생하시는 것을 다 아는데도 온갖 짜증은 모두 어머니의 차지였었다. 그것이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지 말자’ 매일 다짐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고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한없이 배풀기만 하다가, 남은 것 모두 다 진이 빠지면 그렇게 사그라들고마는 것은 아닐런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슬프다. 너무 편한 존재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해지는 그분, 나의 어머니.
 나 참 못됐다. 하지만, 오늘은 집에 가서 평생을 노력해도 갚을 수 없는 - 사랑과 인내와 고생스러움과 정이 끈끈하게 얽혀있는 - 빚을 하나씩 갚아드려야 겠다. 시원하게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엄마, 힘들지? 나 이제부터 착한 딸 될께요.”라고 따뜻한 말을 전한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하게 학교생활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오늘 나의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실 것이다. 그간의 고생 섭섭한 마음을 모두 잊고 말이다.

김사리(심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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