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내일은 내 생일이다. 원래 잘 챙기지 않던 날이지만 집에서는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온갖 짜증을 다 냈다. 그날 저녁... 미안하다고 어머니가 말씀을 하셨고, 생일날 나는 친구들과 수만원을 써가며 생일 기분을 마음껏 냈다.
 그 다음날 늦은 아침... 거실 구석에는 이유 모를 꽃 두송이... 그날 저녁에서야 어버이날이 오늘인지 알았고 양심은 있었는지 정말로 앞이 캄캄했다. 준비를 못한 것 보다는 어제의 나의 투정과 어머님의 정말 미안해하시는 얼굴이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는데. 그러면서도 걸려온 어머니 전화에 여전히 짜증은... 세상에 이런 자식이 또 있을까.
 아플 때나 슬플 때 항상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시는 분, 때론 친구같이 때론 친구같이 때론 누나 같으신 분, 그럴 때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부모님의 사랑에 행복해하지만.
 이제는 대학생이므로 더 이상의 받는 입장이 아닌, 사랑을 해드리는 그런 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필요할 때가 아닌 어머님의 원할 때 꼭 있어야 되는 작은 지팡이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오늘도 어김없이 해 보지만...
 오늘도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지마!”

 고 명 수(항공우주 · 1)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