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역사’
  기원전 1세기 이탈리아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능숙하게 탈 배를 선택하고, 편안하게 살집을 고른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을 떠날 방법을 선택할 권리도 있지 않을까? 특히 죽음에 관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하기 마련이다.”
  오늘날 자살을 범죄로 보지 않는 우리나라의 법을 보았을 때 세네카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자살을 억제하는 힘이 되어 왔던 것은 교회의 힘과 형법의 힘이다.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신에 대한 모독이라며 비난의 대상이 되어오곤 했다. 또한 고대 그리스나 초기 로마에서는 노예의 자살이 법으로 금지됨은 물론 중세에도 자살은 일종의 살인으로 취급되었다.
<최초의 자살 사례들>
  최초의 못 자살 : 19세기 빈에서 70세 노인이 무거운 쇠망치로 8센티미터 가량의 못 일곱 개를 머리에 박아 자살했다.
  최초의 전기톱 자살 : 묘비판매회사의 독일인 경리 로버트 코트는 1985년, 공업용 전기톱으로 목을 2등분하는 끔찍한 방법으로 자살했다.
  최초의 냉동고 자살 : 1983년 9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한 주민이 자기 집 냉동고 안에 들어가서 자살했다.
  최초의 생방송 자살 : 1974년 서른 살의 젊은 미국 여성 아나운서는 생방송 도중 수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권총을 꺼내어 자기 머리에 쏘았다.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방법을 완벽하게 연구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살자들의 방법, 원인, 과정 등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실제 1969년 세계보건기구에서 자살방법과 동기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자살에 이르게 되는 동기에 연애, 정신 질환, 빈곤과 파산, 정치적 위기 등 무려 9백 89가지나 된다는 놀라운 사실이 보고된바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자살이 급증하는 주된 원인은 경제적 빈곤이다. 카드 빚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자살부터 경제적 파산으로 인한 가족들의 동반 자살까지… 편하게 죽기를 희망하는 자살자들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방법도 다양하다. 교사, 익사, 음독, 절단, 투신 등 온갖 기괴한 방법들이 83가지나 된다는 것도 섬뜩한 사실이다. 

▶자살과 환경의 상관관계  
  - 숲 근처에서는 목매어 자살하는 사람이 많고, 도시 한가운데에서는 투신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
  - 목숨을 끊기 위해 남성은 총기 같은 절대적인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은 약이나 독을 더 선호한다
  - 아프리카에서는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고, 종교적 관념에 따라 목매어 자살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 질식은 3월과 4월에 특히 많고, 투신, 음독, 칼에 의한 자살은 6,7월이 정점을 이룬다.
  자살은 주위의 수많은 환경들의 영향을 받는다. 환경과 도시화 등의 문화적 요인과 자살에 사용할 도구를 손에 넣기 쉬운가 그렇지 못한가 하는 물리적 요인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자살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자살자도 실은 굉장히 심오(?)한 고민을 하게 된다.
  “나이 나이에서…” “내가 남자니까…” 죽는데 무슨 고민이 많겠냐 싶겠지만 천차만별의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데는 나이, 지위 , 직업 , 성별에서 차이는 물론 자살하는 방법 또한 지역과 나라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이렇게 심오한 고민 속에서 이루어진 자살들은 환경의 영향이라는 결과를 알려주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하나, 자살이 미수에 그치는 경우, 그 중의 14%는 다시 자살을 실행한다고 하는데…베네치아 여성 힐다 스트라징거는 14세 때 처음 자살을 시도하여 실패하게 되자 음독, 익사, 투신 등 무려 5번이나 되는 자살을 시도하였다고 전해진다.

▶예전에, 자살자들은 두 번 죽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여긴다. 더군다나 자살은 끔찍한 일로 치부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들이 오래 전부터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을 막게 만들었다. 자살방지에 힘써 왔고, 여러 가지 종교적, 사회적인 제재를 가해서 자살을 막으려 노력해왔으며, 온갖 자살 방지책을 검토하고 시도해 왔다.
  <SOS 아미티에>(우정, 호의, 친절, 애정 사랑등을 뜻함)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창설된 기관으로 특히, 자살을 예방하고 자살과 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게 전화를 통해 대화를 들어주는 방식으로 1년에만 3만건 이상의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한편 자살의 급속한 증가는 1960년 자살에 대한 예방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최초의 국제 심포지엄을 열게 했다. 또한 자살방지단체와 인도주의 단체는 전화 상담을 주로 하는 IFOTES(국제전화긴급서비스 연맹)이라는 세계적 조직을 만들게 되었고 오스트리아, 폴란드, 벨기에 일본, 러시아 등 많은 나라들이 참가를 했다.
  프랑스 : 프라하의 공회의 이후, 자살자에 대해 물질적인 형벌, 즉 재산을 몰수하는 형벌을 부과해왔다. 보르지방에서는 자살자를 공동묘지에 묻기 전에 사체를 교수대에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
  스위스 : 단도 자살자에게는 그 사람의 머리에다 칼을 꽂은 나무판을 박아둔다. 목을 매어 자살한 사체는 잘라서 개에게 먹인다.
  독일 : 자살자의 사체는 종교적인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하고 매장하거나 해부실험에 사용하였다.
  영국 : 10세기 에드가 왕은 법률을 정해 자살자를 도둑이나 기타 다른 범죄자와 같은 범주로 처리했었다. 자살자의 사체는 길거리로 끌고 다니다가 심장부분에 동전을 쑤셔 넣고 십자로에 매장했다.
  아랍에서는 자살자들의 묘비에 즐겨 쓰이는 속담이 한편 전해 내려온다.
  “ 어떤 사람에게는 서 있는 것보다 앉아 있는 것이 낫고, 앉아 있는 것보다는 눕는 것이 낫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는 서 있는 것이 앉아 있는 것보다 낫고,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
<참고 도서 : 자살의 역사와 기술, 기이한 자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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