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인턴 생활의 오해와 진실
  최근 인재개발원에 2022년 하반기 글로벌 현장실습 모집공고가 올라왔고, 현재는 면접 심사 합격자가 안내된 상황이다. 오늘 공유하는 내용이 자칫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지원자들을 낙담시키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나는 내가 인턴에 지원할 때 미처 몰랐던 점을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학우들이 해외인턴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궁금증을 해소했으면 한다. 아래 내용은 나를 비롯해 미국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지인 6명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했다.
  미국 회사?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
  해외인턴, 그중에서도 미국인턴을 연상하면 다양한 인종의 직장 동료, 칼 같은 출퇴근 시간, 수평적인 직장 문화, 자유로운 사무실 공간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해외인턴 선발은 인재개발원 면접 합격 후 스폰서를 통해 기업 면접 과정을 거친다. 스폰서와 연결된 기업은 미국 회사가 아닌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회사 혹은 한국 회사의 미국 법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직장동료가 많으면 일을 한국어로 배우고 업무도 상당 부분 한국어로 할 수 있으니 편하고, 비자나 생활 관련 정보를 얻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그만큼 현지 환경과 사람에 노출될 기회는 적다. 그래서 집과 회사만 오가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싶을 때가 생길지도 모른다. 
  나의 통장 잔고, 안녕할 수 있을까?
  모집 공고에 올라온 급여를 보면 시간당 $10~15 사이로 책정돼있다. 1,250원의 환율을 적용했을 때 최소 12,500원에서 최대 18,750원의 시급을 받는 셈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인 9,160원과 비교하면 미국인턴의 시급이 훨씬 높아 보이지만 미국의 물가를 생각하면 그리 넉넉한 금액은 아니다. 
  현재 나의 거주지인 뉴저지에서는 룸메이트로 살 경우 월 $700~1,000이다. 원룸 개념의 스튜디오에서 거주한다면 $1,500 정도는 지불해야 한다. 회사와 집이 도보거리이거나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땅이 넓은 미국 특성상 통근거리가 멀다면 우버(택시)를 타거나, 중고차를 사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는 승객 수요가 많아 우버비가 두 배가량 치솟는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중고차 가격은 신차에 맞먹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별도의 보험료 등을 생각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교통비가 들 것이다. 
  한 번 외식 하면 최소 $15~20 정도를 지출하게 되고, 약속이 생겨 괜찮은 음식점에서 술도 곁들이게 된다면 당연히 지출은 더욱 커진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음식값에 서비스 비용과 세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세금은 별도로 매겨져 나중에 계산서에서 확인할 수 있고, 서비스 비용에 해당하는 팁은 음식값의 15~20%를 지불하기 때문에 메뉴판에서 확인한 가격과 계산할 때의 가격이 꽤 달라진다. 
  이외에도 옷, 생활용품, 여행, 여가 등 부수적인 지출을 생각하면 저축은커녕 적자가 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인이 해외인턴에 지원하는 이유가 직무 경험인지, 미국 정착을 위한 첫걸음인지, 여행인지 등을 잘 판단해 알맞은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도경 (무역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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