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정 대전청년내일센터장 우수정 센터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권나연 기자

  결혼, 출산, 주택 구입 등 다양한 삶의 가치를 포기한 ‘N포 세대’, 일을 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니트족’, 이는 모두 현시대 청년을 지칭하는 용어로 삶에 대한 청년의 고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는 최근 청년 문제가 취업 외에도 결혼, 주거, 문화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나타났다. 사회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올해 3월 신설된 대전청년내일센터(이하 센터)는 다양한 청년 문제를 듣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센터는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청년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을까? 

센터 개소식 대전청년내일센터가 3월 14일에 개소했다. 사진/ 센터 제공

Q. 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우수정 센터장입니다. 3월에 개소한 센터는 대전시 청년 기본 조례(이하 청년 조례)에 근거해 청년 정책을 수행하는 중간 지원 조직이에요. 중간 지원 조직이라고 하면 정책 관련 교육이나 프로그램 운영 등의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서비스 제공은 물론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공론화할 방안을 만들어주는 거죠. 또한 행정부에는 청년 단체에게 지원금을 줄 수 있는 예산이 마련돼 있는데, 저희는 청년들이 적절한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대청넷 ‘멤버십캠프’  대청넷에서 주최한 멤버십캠프 사진이다. 사진/ 센터 제공

Q. 지난 3월에 센터 개소식이 있었는데, 기존에 있었던 ‘청춘인포’와 센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2018년 4월부터 청년 조례에 따라 ‘청춘나들목’, ‘청춘너나들이’, ‘청춘두두두’ 등 청년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청춘공간’과 ‘청춘인포’를 개별적으로 운영해 왔어요. 청춘인포는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실시하고 있는 청년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책 상담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3월에 저희 센터가 개소하면서 청춘인포가 담당한 일을 맡게 됐고, 청춘인포는 사라졌어요. 
  센터는 정보 전달을 넘어서 청년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즉, 청년 문제의 본질적인 고민과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7월부터는 ‘청춘공간’도 저희가 직접 관리할 예정입니다.  

Q. 정책 안내를 위한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현재 대전의 73개 청년 정책은 취업, 주택, 문화, 창업 지원 등으로 분산돼 있습니다. 청년은 정책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면 일일이 정보를 찾아야 해요. 센터는 청년이 필요한 정보를 찾고 고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오는 7월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은 73개 정책이 일자리, 주거, 문화 등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어요. 또한 알고리즘 기능이 탑재돼 있어, 청년이 본인의 상황에 맞는 정책을 알아보고 사업이나 인턴 등에 신청할 수 있어요.    

Q. 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대청넷)는 어떤 정책기구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대청넷은 청년이 모여 본인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 참여 기구입니다. 청년 정책 네트워크는 대전에만 있는 게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원래 대청넷은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에서 운영했는데 올해 1월부터 저희 센터가 전담하게 됐어요.  
  대청넷이 하는 활동은 기존의 정책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모니터링, 청년끼리 함께 친해질 수 있도록 지역 내에 안전망을 만드는 네트워킹, 그리고 정책 제안입니다. 대청넷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이 세 가지로 역할을 분담해 활동하고 있어요.         
  대전에서 제일 유명한 정책은 대부분 대청넷에서 만든 정책이에요. 대표적으로 창업 희망카드가 있습니다. 대청넷에서 창업자들을 위한 지원금이 없다고 판단하고 정부에 정책을 제안해서 창업 희망카드가 생긴 거죠. 또한 대청넷 활동가들은 주거에 대한 고민으로 청년을 위한 주택임차보증금 지원과 이자 지원 사업 정책을 제안했어요. 이 정책을 통해 청년은 특정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대전시로부터 이자를 지원받아 주거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대청넷 이외에도 청년 문제를 직접 공론화하거나 청년 정책을 정부에 제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A. 청년이 사회 문제나 대전시에 필요한 청년 정책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정부에 직접 제안하는 ‘정책연구공모사업’이 있습니다. 현시대 청년은 매우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특히 이러한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다각화됐어요. 
  예를 들어 1인 가구 청년은 식사, 생활 등의 문제를 오로지 혼자 5평짜리 방 안에서 고민해야 해요. 정책연구공모사업은 이러한 청년을 위한 정책이 무엇이며, 어떻게 시행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직접 제안해보는 활동입니다.  

Q. 센터장님이 바라본 현재 청년 정책의 한계점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센터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A. 현재 청년 정책은 당장 1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청년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문제의 표면적인 부분만 다룰 뿐 청년 개개인의 사소한 문제까지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요. 저희는 미래에 더 복합적인 청년 문제가 발생할 거라 예상하기 때문에 미리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창업 희망카드’가 있습니다.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한 달간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창업 희망카드는 중요해요. 하지만 창업에 성공하는 청년보다 실패하는 청년이 더 많습니다. 청년이 창업에서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도움이 필요한 거죠. 이를 위해 창업 기간 동안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청년 창업카드’를 제공하거나 창업 교육을 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취업과 지원에 관한 청년 정책은 공무원 준비 지원으로 한정돼 있어요. 저희는 다양한 일자리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여러 청년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Q. 현재 센터를 운영하는 데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나요? 
 A. 현재 직장으로 인해 시간 여유가 없는 청년, 코로나19로 격리된 청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청년 등은 다른 청년보다 센터 프로그램 참여율이 저조해요. 즉, 각기 다른 사정을 갖고 있는 청년에게 저희 센터의 존재를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것 같아요.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청년 각각의 고민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까’ 고민되기도 합니다. 당장 청년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저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거 같아요.  

Q. 올해 센터의 목표와 센터 활동에 대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A. 올해 목표는 센터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청년이 주체가 돼 정책 제안을 공론화하는 자리를 통해 본인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합니다. 
  특히, 우리 센터가 다양한 청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 활동을 통해 청년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며 문제의식을 기를 수 있어요. 이러한 능동적인 태도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 중,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A. 앞서 언급한 대청넷과 청년 공간을 많이 활용하면 좋을 거 같아요. 대청넷과 청년 공간은 대전시 청년이 목소리를 내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일들을 고민할 수 있어요. 또한 청년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센터에서는 9월 셋째 주 토요일 ‘청년의 날’을 기념해 ‘청년 주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청년 주간은 약 4일간 열리는 축제로 이 기간에 청년은 정책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청년의 사기를 높여줄 재밌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전 내 여러 대학교 동아리와 연계한 활동을 진행해 청년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청년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청년은 본인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코가 석 자’라는 속담처럼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는 분들이 많아요. 이러한 청년을 위해 센터가 존재하는 것도 맞지만,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선 청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청년이 본인의 문제를 직접 말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잘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죠.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사회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현 사회는 청년을 편가르기하고 있어요. 청년은 사회가 만들어내는 편가르기에 익숙하다 보니까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은 여성과 남성으로 나뉘는 게 아니라 다 같은 구성원이에요. 따라서 우리 사회는 청년이 스스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줘야 해요. 청년이 서로 협력한다면 본인의 목소리가 확실하게 사회에 전해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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