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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의 트렌드를 키워드로 알아보자
소효진 기자 | 승인 2020.09.23 11:15|(1162호)
결혼 사진/ pixabay 제공

  결혼의 시작
  인간은 아주 먼 옛날부터 짝을 짓고 자식을 낳았다. 이는 점차 권위자들이 속한 공식적인 기관이 관리하기 시작했고, 기원전 2,1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울나무 법전에 기록된 결혼 관련 처벌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모여 가정을 꾸린다는 의미는 동일하나 시대와 의식이 변하면서 자연스레 결혼 문화도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요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지만 이러한 문화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 상위계층의 결합은 가문에 의해 이뤄지곤 했고, 사랑에 의한 결혼은 산업화와 도시화, 계몽으로 인생의 행복을 중시하게 된 이후에서야 보편화됐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결혼 문화는 어떤 모습일지 키워드를 통해 그 양상을 살펴보자.

혼전계약서 제공/ 예스폼

  혼전계약서
  혼전계약서란 혼인 전 결혼생활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계약하기 위한 문서다. 정해진 서식이나 구성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결혼 후 행동수칙이나 가사 분담, 재산 관리 등의 내용을 포함하며 더 나아가 이혼 시 재산 분할에 대한 항목을 기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간통죄 폐지로 혼전계약서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났다. 2015년 가연 결혼정보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57%가 ‘간통죄 폐지로 인해 혼전계약서의 필요성이 더해졌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재산 분할 청구권은 이혼 성립 시 나타나기 때문에 혼전계약서에 쓰여 있는 재산 포기 각서 등의 사항은 법적 효력이 전혀 없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법적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혼전계약서의 의미가 혼전 약속 사항 정도로 쓰이기도 한다. 

  반반 결혼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신혼집을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에 70.2%가 반대했다. 집값이 올라 더는 한쪽이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신혼집부터 결혼식, 신혼여행까지 대부분의 비용을 남녀가 반씩 부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반 결혼이 확산되면서 자연히 불필요한 예단과 혼수도 생략하는 추세다. 이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예산을 최소화하려는 경향과 맥락을 같이 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살림을 합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까지 반반으로 계산할 것인가에 대한 갈등이 남아있어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몰웨딩
  ‘합리적’인 결혼에 관심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도부터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블로그와 트위터를 분석한 결과 결혼 관련 키워드 중 ‘합리적’이란 단어는 2012년 4,916건(22위)으로 집계되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셀프웨딩’ 언급량 또한 2011년 225건에서 2015년 12,260건으로 크게 늘었다. 결혼 자체가 부담이 된 만큼 허례허식보다 합리적 소비를 원하면서 ‘스몰웨딩’, ‘셀프웨딩’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이 많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한상현(경영학·2) 학우는 “단 하루인 결혼식을 거창하게 하려고 몇 천에서 몇 억까지 쓰는 것은 겉치레라고 생각한다”며 “초대하고 싶은 사람만 모아서 작은 결혼식을 하는 것이 더 예쁘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스몰웨딩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결혼정보회사
  결혼정보회사는 배우자를 찾는 사람들에게 맞선을 주선하고 결혼과 관련된 종합적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로, 과거 중매인의 역할이 기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결혼 정보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보통 학력, 직장, 연봉, 가족관계, 종교 등을 기재한다. 일정 기간 동안 몇 명의 사람을 소개받는다는 계약을 맺고, 신청서를 바탕으로 계약이 이행된다. 이런 과정에서 회원 등급표가 존재한다는 논란은 항상 이어져 왔지만 업체 측에서는 기호에 맞춰 소개해줄 뿐 따로 등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편 결혼정보업계는 불황을 겪고 있다. 결혼 적령기의 인구 감소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로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자연히 결혼정보업계 시장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딩크족
  딩크란 Double Income No Kids(맞벌이 무자녀 가정)의 약칭으로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가치관이 드러나는 용어다. 과거에는 결혼이 곧 자녀 생산을 의미했으나 이들은 자녀보다 본인들의 행복과 성공에 중점을 둬 크게 유행을 끌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려 아이보다는 내 집 마련을 우선순위로 두면서 딩크족의 수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자녀의 교육비를 포함한 양육비의 지속적인 증가와 여성의 사회 진출로 자녀 양육의 어려움이 늘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딩크족 중에는 아이 없이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이들이 늘어나 이제는 그들을 DINK와 PET을 합성해 '딩펫족이라고 칭한다.

육아 전담 남성에 대한 국가별 인식 태도 인포그래픽/ 김재중 기자

  독박육아와 육아빠
  독박육아란 배우자의 도움 없이 혼자 아이를 기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전에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지 않아 자연히 육아는 여성의 몫이었지만, 맞벌이가 늘면서 육아에 대한 책임이 애매해졌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양육의 책임을 더 요구하고 있어 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독박육아’라는 단어가 생겼다.
  한편 요즘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는 남편, 일명 ‘육아빠’가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남성이 육아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해 육아를 하는 아빠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저귀 교환대 등 영유아 편의시설이 주로 여자화장실에 있어 아빠가 혼자 이용하기 어려우며, 육아를 하는 아빠들을 능력 없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 또한 견뎌야 한다. 미혼부의 경우에는 아이의 출생신고 시에 어려움을 겪는 등 법적으로도 양육자로 쉽게 인정받지 못한다. 맞벌이 부부와 이혼 가정이 증가하는 요즘, 우리 사회는 양육 형태의 다양성에 더욱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재혼에 대한 일반 국민 견해 제공/ 통계청

  이혼과 재혼에 관한 인식
  이혼 관련 견해에 대한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에는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58.6%로 절반을 넘었지만, 점차 줄어 2016년에는 39.5%를 기록했다. 동일한 맥락에서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은 31.9%에서 43.1%로 11% 가량 증가했다.
  재혼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면, 2006년 통계청 자료에서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항목이 49.9%였지만 2016년에는 62.3%로 크게 늘었다. 반면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21.4%에서 13.2%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1.9%에서 1%로 줄어든 것으로 봐, 재혼을 필수적으로 여기기보단 개인의 자율적 의사를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황혼 이혼
  황혼 이혼이란 1990년대 초반에 생긴 신조어로, 50~60대 이상의 부부가 이혼하는 것을 일컫는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녀가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것을 원치 않던 부부가 자녀 양육을 마친 후 황혼기에 접어들었을 때 이혼을 결심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가부장제로 인해 대부분의 경제권이 남편에게 있어 이혼 후 여성의 생계가 위태로웠다. 그러나 현대에는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성화돼 스스로 경제권을 획득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비생산적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해 가사노동에 대한 재산분배를 보장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됐다. 또한 기대수명의 증가가 황혼 이혼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
  결혼하지 않는다는 말과 혼자 살겠다는 말은 동일하지 않다. 이것이 바로 독신주의와 비혼주의의 차이점이다. ‘독신’이란 단어는 ‘홀로 독(獨)’과 ‘몸 신(身)’을 써서 혼자 사는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비혼’은 ‘아닐 비(非)’, ‘혼인할 혼(婚)’ 말 그대로 혼인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한다. 
  둘 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부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비혼주의는 제도적 혼인 관계가 아닌 타자와의 동거는 원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가구 형태를 ‘조립식 가족’, ‘분자 가족’이라고 한다. 비혼 가구는 늘어가지만 그들에겐 아직 해결되지 못한 어려움이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동거부부, 즉 사실혼 관계의 부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줄곧 던져왔을 뿐 아니라 동거인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동거인이 아플 때 가족으로서 병원에서 대리 동의를 행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관계를 마칠 때 위자료 청구와 재산분할이 불가하다. 그들이 비혼을 원한다면 사회는 어떻게든 그들을 결혼이란 틀에 가두려 할 것이 아니라, 비혼주의자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야 한다.
  전혀 다른 삶을 살던 두 사람이 같은 집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것, 재산을 어느 정도 공유하며 관리한다는 것, 그리고 서로에게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매력적인 일이 될 수도,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SNS 결혼 연관어로 ‘스트레스’, ‘현실적’, ‘경제적’ 등의 키워드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결혼에 대한 현대인들의 피로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점차 깊어지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했지만, 아직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한 삶들이 모여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 이제는 이들의 삶의 모습을 받아들일 때이다.

 

소효진 기자  sltrue2718@o.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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