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추위가 다가옴과 동시에 대통령 선거일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내용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서로 경쟁하듯 보도하고 있으며, 사람들 셋 이상이 모이면 이야기의 화제가 대통령 선거로 시작해서 그것으로 끝난다. 또한 이제 각 당들도 새로운 공약을 제시하기 보다는 이전에 제시한 공약들을 점검하고 있으며,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도 후보자로서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 선거는 국민들에게는 한 국가의 대표자를 뽑는 그리고 후보자들에게는 사활이 걸린(?)중대한 일인 것이다. 하지만 국민이든 후보자든 모두들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라는 부분이다. 국민들은 ‘무엇’ 때문에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고, 후보자들은 ‘무엇’을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것인가이다. 국민이든 후보자든 항상 ‘무엇’이란 부분에서 과정은 간과하며, 결과에만 집착해하고 있는 것이다.
 92년 대통령 선거 때에는 가장 절실히 요구되고 관심이 되었던 부분이 ‘민주’ 그리고 ‘민주화’라는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당들은 유행어처럼 당명속에 ‘민주’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이번 97년 대통령 선거에는 가장 절실히 요구되고 관심을 갖는 부분이 ‘국민’인지, 대다수의 당들이 당명속에 ‘국민’이란 단어를 유행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92년 대통령 선거에서 그토록 ‘민주’를 부르짖었던 후보자가 당선되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민주화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민주화에 역행하는 일들만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통탄하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올 97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모든 당들은, 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당들이 ‘민주’를 부르짖었던 것처럼, ‘국민’을 부르짖고 있다. ‘국민’을 부르짖는 당에서 얼마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책’이 제시될 지 미지수인 상태에서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한 단어를 똑같이 외쳐도 제각기 나름대로의 차이가 나게 마련인 것이다. 우리는 제각기 차이가 나는 ‘국민’의 의미 속에서,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빨리 알아내야 할 것이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라는 우화에서 결국엔 소년이 늑대에 의해 죽고 말았지만, 그 마을의 주민들은 그 소년의 거짓말을 반복해서 믿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마을의 주민들처럼 거짓말을 반복해서 들어 줄 여유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번 실수해서 후회하는 것에 그쳐야지 또 다시 실수하여 다시 후회하는 일도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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