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상

 “에게 저게 무슨 백마야 청마지!”
 우리학교를 찾는 이들은 도무지 백마를 백마로 인정할 수 없어들 한다.
 우리학교의 상징동물인 백마가 지금의 2학생회관 옆에 자리를 잡은 것은 82년 개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백마상을 세우기로 결정되면서 부터이다. 암 · 수 두마리의 백마는 남녀공학인 본교학생들의 조화로운 번영을 뜻하며, 막 승천하려는 발길질은 21세기를 향해 치솟아 올라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좌측의 인상은 희망성취의 염원을 우측의 수레바퀴는 단결과 협동을 의미한다.
 백마가 백마답지 못하다 하여 백마가 우리학우들에게 받은 선물(?)은 엄청나다. 88년 몇몇 뜻을 모은 선배들이 백마를 백마답게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과감히 희색 페인트질을 해준 사건이 있었다. 또 91년에는 졸업을 앞둔 한 선배가 입학할 후배들이 겪어야 할 아리송한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백마’라는 커다란 명패를 목에 걸어주기도 했다. 이 엄청난 사건들 이후에는 이렇다 할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아련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진정한 숫총각 숫처녀가 백마상 앞을 지나가면 백마가 하늘로 승천한다는 설과 갑자기 비가 내린다는...
 그래서 어느 못된 친구들은 자신의 애인을 데리고 재미삼아 이 곳을 찾아오기도 한단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백마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전설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숫총각 숫처녀가 아직 그 앞을 지나간 사실이 없는 건지 알수 없는 일이다.

 도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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