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의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충대신문은 <컴퓨터도 사람처럼 생각한다! - 머신러닝과 딥러닝>과 <‘강사법’, 그 화살은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각각 1155호와 1153호에 실었다. 이 두 기사가 대학신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대학신문은 아카데미즘(대학)과 저널리즘(신문)을 모두 갖추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위의 두 기사는 각각의 성격을 띤다. 아카데미즘은 대학의 학문과 예술의 성과를 계승하는 매개적 기능을 수행하는 측면이며, 저널리즘은 학내 문제를 이슈화해 대학 환경을 감시하는 비판적 기능을 수행하는 측면이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시대와 환경, 또는 구성원들의 요구에 따라 무게추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도 하고,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대학신문은 나름 소신 있게 발전해왔다. 한국 최초의 대학신문은 1912년에 미국의 선교사가 경영한 평양의 숭실학교 대학부에서 창간한 [숭대시보崇大時報]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역사의 풍랑 속에서 오래 가지 못하고 사라졌다.
  1950년대 들어 다시 대학신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는 1959년 6월 29일 창간한 [충남대학보]가 시초이며, 1963년 11월 25일 지령 100호를 발행하며 [충대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전신은 1953년 4월부터 발행한 [문리대신보]로 삼는다. 당시 [충남대학보]의 발행 취지는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을 조화하여 학원 내의 건전한 여론을 창달하고 대학인에게 학술연구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제공하는 등 연구와 보도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일찍이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조화를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둘의 조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독자를 더 유혹하는 것은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저널리즘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옐로 저널리즘은 흥미본위의 화제성 기사를 많이 다룬다. 블랙 저널리즘은 개인이나 집단, 조직의 약점을 이용하여 이를 보도하겠다고 위협하거나 보도해서 특정한 이익을 얻을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바람직한 모델은 퍼블릭 저널리즘이다. 시빅(civic) 저널리즘이라고도 하는데,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과정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언론인 스스로 지역사회 일원으로 행동하고 시민들이 공동 관심사에 직접 참여하도록 주선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대학신문의 특징은 대개의 신문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갈등의 소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아마추어적 취재·편집과 프로페셔널한 필진, 학교 당국과 신문사, 교수와 학생, 기자와 학생, 학생과 학생 등의 구도가 그렇다. 앞에서 언급한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무게추까지 더해 신문으로서 사명감이 없으면 견디기 힘들다.
  좋은 대학신문의 판별은 얼마나 지적생산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독자가 없는 신문은 존재가치가 없으므로 독자의 공감과 신뢰를 얻는 일도 중요하다. 덧붙이자면, 학교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구성원, 나아가 우리 사회의 청년까지 독자로 아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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