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은행에서 보험을 파나요?

  예·적금을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갔더니, 은행 창구 직원이 예·적금을 소개해주면서 다른 상품도 소개해준다. 실제로 은행 창구 옆에 놓여있는 홍보자료를 보면 예·적금, 대출뿐만 아니라 보험, 펀드 등 다양한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은행에서 이처럼 다양한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 그렇다면 왜 은행에서 보험을 팔게 됐을까?
  일단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경제 용어로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라고 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로, 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이 프레디카 생명보험 자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한 것이 방카슈랑스의 시초가 됐다. 이후 은행과 보험의 경계가 느슨한 유럽에서 유행하다가 90년대 후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돼 거래됐다.
  우리나라도 2003년 이후 단계적으로 은행에서 보험을 팔 수 있게 됐다.
  왜 은행에서 보험을 팔게 됐을까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0만 원씩 3년 동안 납부하는 적금을 팔면 은행이 가져가는 수익은 3년 동안 총 3~4만 원이지만, 똑같이 3년 동안 10만 원씩 납부하는 저축성 보험의 경우 가입 시 약 40만 원 가까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을 팔려면 대리점을 운영하고, 사원들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드는데, 은행을 통해 판매하면 그만큼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판매 경로가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은행은 저축성 보험 등을 주력 판매 보험 상품으로 정하고, 적금에 가입하러 온 고객에게도 보험 상품을 적극 권유하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곳에 모아볼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이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은행 창구 직원의 말만 믿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방카슈랑스의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 ‘불완전 판매’이다. ‘불완전 판매’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판매하는 행위로, 보험의 경우 납입하는 보험료가 그대로 적립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사업비 명목으로 제외한다. 따라서 조기에 중도해지할 경우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직원이 보험 상품임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은행 직원은 상대적으로 보험 상품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판매 시 적절한 정보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입하기 전에 본인의 재무 목적과 기간에 맞게 상품의 계약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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