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년도 학생회 선거 결과 분석

 98학년도 학생회 선거에서 ‘학생운동권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현재까지 학생회 선거가 끝난 대학의 선거 결과, 정파를 떠나 운동권 성향을 가진 총학생회가 당선된 대학은 56개, 비운동권이 당선된 대학이 19개인 것으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의장 한대신문 편집국장 황기우> 자체분석 결과 나타났다.
 이 중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 주류인 자주계열은 우리학교를 비롯한 한양대, 경북대 등 32개 대학에서 당선됐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4개 대학에서 민중민주 계열이 당선됐다. 이러한 결과는 일각의 여론과는 달리 여전히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생운동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학생회 선거는 검찰이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한총련 와해와 학생운동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에 들어가면서 계속된 학원자치권 탄압과 검거열풍속에서 치뤄졌다. 각 대학 학생회 선거가 집중적으로 치뤄진 11월에도 공안탄압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경찰이 학내로 난입해 서울대 총학생회 당선자인 정병도, 배병화 군을 강제연행한 사건과 한양대 총학생회 선거를 이틀 앞두고 자주계열 후보인 조영호, 이주현군을 역시 학내 침탈을 통해 강제연행해 간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들 네명 모두는 97학년도 단과대 학생회장으로서, 개인적으로 한총련을 탈퇴 하지않은 대의원들이었다.
 이같은 공안당국의 직접적인 탄압과 함께 교육부가 한총련 출범식 이후 내놓은 학생지도지침에 의해 선거 자체가 불투명하게 된 대학도 있다. 학점제한, 학기이수, 징계 여부를 통한 후보자격제한은 이미 학칙에서 몇 년전 없어진 조항들로써 학생들과의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인 대학 당국의 횡포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선거에서는 ‘이변’이라고 불리는 사건이 두가지 있었다. 그 하나는 ‘한총련 핵심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전남대와 조선대’가 10년만에 처음으로 한총련 비주류계열에게 총학생회자리를 내준 것이고, 다른 하나는 5기 한총련 출범식과 이석씨 사망사건의 ‘현장’이었던 한양대가 한총련 주류 후보들이 옥중 당선된 것이다.
 전남대와 조선대 선거는 지난 몇년간 공안탄압이 집중된데다, 한총련의장과 남총련 의장을 각각 2년동안 연임함으로써 사업의 과부하와 과학생회 약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대의 경우는 학생운동의 변화, 혁신의 지점을 학생들에게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학생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총학생회 선거에서 당선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학생회 선거에서 드러난 근본적인 문제로는 일반 학생들의 정서가 학생운동 특정 정파에 대한 반감이나 무관심이 아닌 전반적인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으로 흐르고 있다는데 있다. 지금까지 선거를 치룬대학 중 투표율이 60%를 넘지못한 대학이 90%를 넘는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다. 결국 선거결과가 보여주듯이 하생들의 학생운동 제반에 대한 관심과 지지도는 정파를 가릴 것 없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학생운동의 위기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학생운동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학생운동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있으며, 학생운동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이제 총학생회 당선자들은 내년 학생운동을 준비하면서 계열과 정파를 떠난 ‘단결’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결을 통해 ‘한총련 이적단체’규정 등 대대적인 학생운동 탄압과 이에 따른 학생운동의 정치적, 조직적 힘의 약화를 극복하고, 학생운동의 대중성 확보와 창조적 대중운동 구현이 그 어느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
 
 사 회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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