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대 주인선언 총학 정 · 부 학생회장 당선자 연행과 구속

 우리학교 29대 총학생회장 당선자 권영덕(경제 · 4)군과 부총학생회장 당선자 권영배(생물 · 4)군이 지난해 12월 5일 새벽 5시 20분 경, 총학생회실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다. 당선된지 15일 만의 일이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총학생회실에서는 10명 정도의 학생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검은 점퍼를 입고 흰 마스크를 쓴 경찰들이 정 · 부총학생회장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이 두명만 봉고차에 태워 연행해 갔다고 한다. 곧이어 정 · 부총학생회장은 구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현재 대전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해 5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 출범식 이후, 정권의 공안탄압과 언론의 ‘한총련 죽이기’라는 상황속에서 많은 수의 학생회 간부들이 구속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검찰이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이유 만으로 구속시킨다는 것은 무리한 법집행이라는 여론을 무시한 채, 한총련 대의원의 자격을 가진 각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들에게 한총련 탈퇴를 종용해 한총련을 내부적으로 와해시키려 한 이유이다.
 이러한 공안 바람이 각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까지 불어 닥쳤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11월 22일 신임 정 · 부총학생회장 정병도, 배병화 군이 한총련 미탈퇴자라는 이유로 구속되었으며, 한양대 조영호, 이주현 후보도 같은 이유로 선거를 이틀 앞둔 11월 24일에 연행되었지만 옥중 당선하였다.
 권영덕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경상대 학생회장으로 한총련 대의원이었지만 한총련 탈퇴서를 쓰지않았고, 권영배 부총학생회장은 자연대 학생회장이었지만 한총련 탈퇴서를 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29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건 기치는 ‘한총련 사수’였다. 이번 선거에서 29대 주인선언 총학생회는 총 1에서 29대 주인선언 총학생회는 총 1만5천5백84명의 유권자 중 8천5백63명이 투표해 총 투표율이 55%로 전체 투표자 중 4천7표를 얻었다. 이것은 한총련 탈퇴를 내걸고 나온 다른 두 후보보다 약 1천7백표에서 1천9백표 정도가 많은 46.8%의 지지를 얻은 결과이다.
 정권의 공안탄압 속에서 치뤄진 전국 대학 총학생회 선거상황을 분석해보면, 한총련의 핵심이었던 광주 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남총련)의 대학들 중 한총련 주류인 NL계열들이 낙선하면서 상대적으로 한총련 핵심대학으로 부각된 충청지역총학생회연합(충청총련)의 우리학교가 정권의 표적이 되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11일에는 대전 지방 법원 201호 법정에서 정 · 부총학생회장 당선자가 구속된지 60여일 만에 구형공판이 있었다. 이날 권영덕군은 징역 5년과 자격정지 3년, 권영배군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구형받았다.
 이 날 심리에서 검찰 측은이적단체인 한총련을 재건하기 위해서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고 협의를 부여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에서는 “이들이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를 한 것은 검찰이 규정한 이적단체로서 한총련을 재건한다는 것도 아니며, 북한을 이롭게 하고 사회를 혼란시키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영덕 군은 진술에서 “한총련 출범식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 유지웅 상경과 이석 씨 죽음에 책임을 지고 사죄하는 길은 순수한 학생운동을 좀더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 동안 학생운동의 잘못된 모습에서 사죄하는 방법을 찾고자 총학생회장 출마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배 군은 한총련 탈퇴서를 썼다가 ‘한총련 사수’ 기치를 들고 나왔다는 부분에 대해 “5기 한총련의 폭력적인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여 대의원으로서 공동책임을 느껴 5기 한총련을 탈퇴했을 뿐이다”며 “지금에서 6기 한총련의 성격은 누구도 규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학생회 간부는 “정 · 부총학생회장의 임기는 2월부터 시작되고, 이두 명이 구속이 되었을 때는 시기적으로 한총련 대의원도 아니었다”고 말하며 이들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한편 오는 25일에 있을 정 · 부총학생회장의 선고 공판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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