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내기 학교

 문화는 인간삶의 양식이요, 삶의 총체적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인의 삶을 빚어내는 대학문화는 무엇인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열린 새내기 학교는 새내기들에게 이 답을 찾아 주려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를 주최한 투쟁본부 산하 문화국장 심유리(무역 · 4)양은 “보는데만 그치지 않고 대학생활을 직접 배워 대학문화를 알게 하게금 행사를 짰다”라고 말했다.
 3일간의 행사들은 새내기가 보고만 있어서는 진행될 수가 없었다. 첫날 ‘공동체 놀이’를 통해 부딪혀 자신안에 갇혀 있는 벽을 허물고 남을 알아나가는 장이 마련되었다. 한 명의 여왕벌을 지키기위해 조원들끼리 작전을 짜는 모습에서, 그리고 넘어진 친구를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에서 ‘하나’라는 의미를 조금씩 알아나가는 그들이 있었다. “이렇게 부딪히면서 알아나가는 것이 낯설지만 선배님들이 잘해주고 새친구도 사귀어서 좋아요.” 김윤정(의류학과 입학예정)양의 말속에서 ‘공동체 놀이’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말이 묻어나왔다.
 어렸을 적 고무줄 놀이며, 말뚝박기 놀이, 술래잡기 놀이 등 ‘하나’가 되어 움직이지 않으면 놀 수 없는 우리의 공동체놀이가 어느덧 잊혀져 있었다. 그러한 면에서 새내기 학교는 잊혀짐을 돼새겨 우리의 삶 양식이 공동체 문화임을 그리고 앞으로 겪을 대학새오할이 공동체 문화임을 알려내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몸짓패 도란이의 몸짓 ‘바위처럼, 봄은 언제나 찾아오고’를 배우면서 움츠려져만 있던 기지개를 펴는 그들은 구속 수감 중인 29대 총학생회장 당선자 권영덕(경제 · 4)군이 새내기에겐 보낸 편지의 구절 처럼 눈덮인 속 얼은 강물밑에서 유유히 살아 꿈틀대는 물고기로 봄의 새날을 기다리는 희망이었다.
 ‘세친구’라는 영화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고, 마지막날 60여명의 새내기들이 조를 나누어 자신들만의 무대 만들어 내는 그들은 자신의 주인으로 앞으로 대학문화를 빚어낼 이들로 커가고 있었다. 노래와 몸짓을 그리고 새내기 특유의 끼로 뭉쳐낸 무대에서 그들은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빙둘러 앉은 뒤풀이 술자리는 임진왜란 시절 ‘강강술래’를 하며 자신들을 지켜 하나된 힘을 보여 주었던 조상들의 모습을 그려보게 한다. 너와 나, 하나 둘이 뭉쳐지면 그 몇 십배의 힘으로 설수 있음을 보여줬던 조상들의 공동체 문화가 대학인의 문화임을 점점 더 알아 나갈 수 있기를 그들에게 기대해 본다.
 
 도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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