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스승의 날 폐지’ 청원이 시작됐습니다. 청원에서 교사는 정부와 사회가 우리를 촌지나 받는 무능한 교사로 인식한다며, 스승의 날은 그러한 인식과 무관하게 보여주기 식 기념행사로 일관한다고 말합니다. 차라리 스승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소명의식 투철한 교사로 당당하고 싶다는 현장 교사의 청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사를 꿈꾸는 사범대학 김영리(전기전자통신공학교육·3)학우와 황현빈(전기전자통신공학교육·3)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스승의 날 폐지’ 청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찬성/반대)
A. (김 학우) 청원에 대해 찬성합니다. 김영란법이 제정된 이상 스승의 날 행사 자체를 없애는 것이 교사들의 부담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까지 스승의 날 행사가 오랫동안 이뤄졌기 때문에, 합법적인 선에서 학생이나 학부모가 스승의 날에 감사를 표하는 것 까지는 제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A. (황 학우)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스승의 날, 선생님을 위해 풍선으로 장식하고, 다 같이 편지를 쓰며 사진 찍던 그 추억이 저는 아직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만약 스승의 날을 폐지한다면 학생들과 교사들의 거리는 더 멀어지지 않을까요? 물론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런 날들이 있기에 교사로서 스스로 사명감과 책임감이 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승’이라는 것이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교사로서 존경받는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데, 이런 말들이 교사들의 부담을 더하게 되거나, 스승이 되지 못하면 무능한 교사로 인식되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스승의 날은 유지하되, 다른 단어를 사용해 스승의 날의 의미를 개정하고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청원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황 학우) 사실 스승의 날은, 어버이날, 어린이날처럼 그냥 당연시 해오던 이례적인 행사라고 생각했고, 그 날이 우리의 삶을 불편하게 하거나,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청원서를 읽고 만약 내가 교사라면 이 날이 부담스러운 날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청원을 올린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그 내용을 읽고 나니 반대하는 교사들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네요. 청원을 올린 것 자체에 대해서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하고, 스승의 날에 대한 문제적 인식이 점차 바뀔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Q. 현재 두 학우는 학생이자, 예비교사라는 입장에 있습니다. 스승의 날에 대해 학생으로서, 예비교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김 학우) 원래부터 교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많은 교사들을 존경했고, 스승의 날은 교사들에게 저의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기회이자 즐거운 행사였습니다. 그래서 만약 교사가 되더라도 교사들의 부담이나, 안 좋은 인식들이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감사를 표하는 것까지 법으로 제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A. (황 학우) 스승의 날은 양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교단에 들어서지 않아서, 교사들의 생각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스승의 날은 일종의 ‘감사의 표시’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날에 감사표시를 받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보람과 뿌듯함을 느껴 학생들과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 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일각에서는 스승의 날을 공휴일로 정해야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교사들에게 쉬는 날을 주자는 이유 외에도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김 학우) 학생들 입장에서 스승의 날이 부담된다는 것도 이해가 되며, 스승의 날이 공휴일이 돼도 평소에 교사에게 존경을 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취지에 동감은 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버이날도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고,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스승의 날 공휴일 지정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 (황 학우) 스승의 날이 공휴일이 돼버린다면 스승의 날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교사들이 부담 없이 쉬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스승의 날이 교사와 학생들의 더 가까운 소통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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